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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B님, 부디 몸 조심하십시요

이른 아침 신문기사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자방 비리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져 아마도 MB님께서 덕담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네 정서를 잠시 잊으셨나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새해의 벽두부터 이 무슨 망발이시란 말입니까. 국민들을 향해 묵직한 돌맹이를 아무 생각없이 날리는 버릇은 청와대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신 것 같습니다. 


MB정권 5년의 결과물인 천인공노할 사자방 비리로 국민들은 물론이고 산천초목마저 분을 못이겨 떨고 있는 것이 MB님에게는 안보이시나 봅니다. 아니면 세상의 손가락질과 비난쯤은 능히 초월할 무심의 경지에라도 오르신 겁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왕 이렇게 된거' 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 받아 먹고 욕먹은 사람은 오래산다는 세간의 풍문을 입증해 보이기라도 하려는 겁니까. 일개 서생에 불과한 제가 MB님의 깊은 속마음까지 헤아리기는 어려우나 그 어느 쪽도 제 정신이 박혀 있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MB님께서 이전 정권의 홍수대책예산을 언급하며 4대강 사업으로 이를 대폭 줄였다고 자화자찬하신 부분과 "물 공사는 10년이 하자 보수기간"이라며 별 문제 없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4대강 사업의 폐해에 대해서 말씀드렸던 바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머리와 가슴마저 그들을 닮아 버린 MB님에게 그 어떤 객관적•실증적 자료와 통계지표를 들이민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 부질없는 일이지요. 


일전에 막스 베버가 강조한 정치인의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MB님이야말로 극강의 신념윤리를 지닌 보기드문 정치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념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념이 없는 정치인은 무력하고 무능합니다. 따라서 정치지도자에게 신념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덕목이자 미덕입니다. 비록 그 신념이 항상 선한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다만 MB님의 가슴 속에는 신념윤리와 함께 반드시 구비되어 있어야 할 책임윤리가 단 1mg도 녹아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정치지도자의 신념윤리를 언급하면서 우리가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정치지도자의 신념이 때로 사회갈등을 일으키고 사회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신념이 최소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믿는 태도가 그렇습니다. MB님의 경우에는 과연 어떨까요. 우리 국민들은 MB님과 그 수하들이 극찬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정말 선한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었다고 믿고 있을까요. 그렇게 보기에는 MB님을 향한 세상의 민심이 너무나 흉흉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베버를 인용해 보려 합니다. 그는 신념윤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정치인은 대개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그 책임을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세상의 책임이자 타인의 어리석음 또는 인간을 어리석게 창조한 신의 책임"으로 돌린다고 말합니다. 베버의 지적을 MB님에게 적용시켜 보니 정확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MB님께서도 자신의 행위는 하나도 잘못된 것이 없는데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빚어진 일이라며 여전히 사람 탓, 세상 탓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MB님의 행위는 도저히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없는 징후들이 곳곳에 산적해 있습니다. MB님의 그릇된 신념과 무책임을 성토하는 국민들의 원성의 농도가 점점 높아져만 가는 이유입니다. 





MB님 감히 한말씀 올립니다. 새해에는 덕담을 해야지 악담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해가 바뀐지 불과 이틀이 지났을 뿐입니다. 지난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국민들이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저 조용히 지내주시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원로로서 국민의 상한 마음을 헤아리는 가장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MB님을 위해서도 최선입니다. 쓸데 없이 성난 민심을 자극해 봐야 긁어 부스럼을 만들 뿐이니까요. 


여전히 가신들에 둘러싸여 MB님을 향한 세상의 흉흉해진 민심과 진노를 모르시는 것 같아 한 말씀 더 올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지금 저잣거리에서는 MB님과 그 측근들을 향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이 들불처럼 빠르게 번져가고 있습니다. MB정부 시절 자행된 사자방 비리와 MB님의 무책임한 언행 때문에 지금 민심이 폭발 일보직전이라는 뜻입니다. 혹여 이로 인해 MB님의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것은 아닌지 심히 저어됩니다. 이같은 민심을 두루 헤어리셔서 앞으로는 언행에 각별히 자중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올 한해 MB님께서 무탈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 민심이 극도로 흉흉합니다. 부디 몸 조심, 특히 밤길을 조심하십시요.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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