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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선일보 김대중이 퇴임하며 강조한 말, '기자정신'

ⓒ 조선일보

 

 

영화 <내부자들>은 청소년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에 육박하는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정치와 경제, 언론이 결탁한 우리 사회의 검은 치부를 세밀하게 묘사한 이 영화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실제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 속 캐릭터들을 고스란히 차용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그중 유력 일간지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분)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캐릭터입니다. 강력한 펜의 힘으로 정치판을 설계하는 그는 극중에서 이런 대사를 날립니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 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을 쓰시고 계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이강희의 이 대사는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만들었고, 숱한 패러디를 양산시켰습니다. 극중 이강희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논설위원)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 그가 실제 저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글 속에 녹아있는 세계관으로 미루어본다면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김 고문이 3월 31일 조선일보에서 31일 퇴임했다는 소식입니다. 무려 54년 10개월간이나 근무한 이력에 걸맞게 조선일보는 이날 "변하면 안 되는 것 두 가지, 기자 정신과 글쓰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고문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자 당대 최고의 논객이라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54년 10개월. 강산이 5번이나 바뀔만큼 긴 세월입니다. 저 오랜 세월동안 보수논객임을 자처하며 싸질러왔을 무수한 배설물들을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편파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선동과 왜곡을 일삼으며 권력의 편에 서서 혹세무민해왔던 그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무려 55년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가 퇴임하며 남긴 말은 더욱 끔찍합니다.

"아직도 200자 원고지에, 그것도 가로가 아닌 세로로 글을 쓰는 낡은 기자는 이제 물러갑니다. 기자로 살아서 행복했습니다. 아부 안 하고 돈 안 밝히고 살아서 좋았습니다. 55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용기 있는 비판 의식을 뜻하는 기자 정신이 아무리 투철해도 글쓰기가 뒤따라주지 못하면 좋은 보도가 나올 수 없고, 그 역도 마찬가지"

"기자 개개인의 글쓰기와 완성도가 중요하며, 기자가 완성도 높은 글을 신문에 파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친일독재수구 세력의 편에 서서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인 논지의 칼럼을 써왔던 김 고문이 고별사에서 후배들에게 '기자정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집니다. 그가 강조하는 기자정신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지 말입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말하는 기자정신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돈 냄새 하나는 귀신같이 맡았던 이명박이 정직을 강조한다거나, 오입질을 일삼았던 박정희가 순정을 강조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겠죠.

조선일보에 따르면, 퇴임을 한 뒤에도 김 고문은 격주로 '김대중 칼럼'을 집필할 예정이라 합니다. 사회공동체의 공익을 저해하는 쓰레기 같은 칼럼을 앞으로도 2주 간격으로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김 고문의 나이는 올해로 81살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적은 나이가 아니죠. 시간이 그의 편이 아니라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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