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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15 총선이 '한-일전'인 이유

ⓒ 연합뉴스

일본의 한국인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에 대한 사응조치로 정부가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역시나 예상대로 이를 강도높게 비난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

모두가 힘을 합쳐 국가적 위기에 대응해도 모자랄 시국에 통합당은 오늘도 역시나 정부 때리기에 열일 하는 모습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천지간에 구분을 못하는 이 얼치기 정당이 제1야당이라는 사실이 이 나라의 비극이라면 비극일까.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비자 제한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자민당의 전형적인 갈라치기 전략이다. 아베는 위기에 빠질 때마다 한국과의 정치적 갈등을 유발시키며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켜왔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통합당은 그때마다 우리 정부를 비난에 앞장서며 아베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카드로 맞대응했을 때도 그랬다. 어찌된 영문인지 통합당은 원인을 제공한 아베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우리 정부를 맹렬히 성토했다. 도대체 대한민국 정당인지 '자민당 2중대'인지 알 수 없는 통합당의 행태가 국민적 지탄을 받은 건 당연지사.

일본은 한국인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이탈리아나 이란 등에 대해서는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일본의 조치가 납득이 되려면 한국에 거주했거나, 한국을 경유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오직 한국인만 '콕' 찝어 제한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번 조치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통합당은 이같은 한국인에 대한 아베 내각의 차별적 조치에 상호주의로 대응한 정부를 되레 비난한다. 대한민국의 정당이라면, 한국인이라면 의당 아베를 비판해야 마땅하건만 통합당은 이번에도 비난의 화살을 정부로 돌리고 있다. 견제와 감시를 위해 야당이 정부 비판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통합당의 행태는 국민적 상식을 벗어나 있다. 백번 양보해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해도 정도에서 한참은 어긋난다.

자고로 피는 못 속이는 법이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다. 통합당이 저리 대놓고 친일 행각을 벌이는 이유는 그 뿌리를 보면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통합당은 친일부역자 단죄를 위한 반민특위를 와해시킨 '이승만'을 국부라 칭하고, 일본 왕에게 충성하는 혈서를 쓴 '다카기 마사오'를 구국의 영웅이라 추켜세우는 정당이다. 박정희의 쿠데타를 혁명이라 하는가 하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권을 탄압한 전두환을 비호해온 집단이기도 하다.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으로 이어지는 저들의 행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친일독재와 반민주-반통일 행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이명박이 독도의 일본 땅 표기 문제에 대해 조금만 기달려 달라고 했던 것이나, 박근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국정교과서를 부활시키려 했던 것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일본에는 입도 뻥끗 못하면서 누가 누구더러 '굴욕외교'를 하고 있다는 건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지만, 아베 내각의 불합리한 조치에 대한 정부 대응을 되레 문제 삼는 통합당의 행태를 보자니 세간에서 이번 4.15 총선을 '한일전'이라 칭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이렇게 대놓고 '우리는 일본의 잔당이요', '우리는 자민당의 2중대요'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으니 눈 뜬 장님이 아닌 이상 모를려야 모를 수가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