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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국당에서 망언이 끊이지 않는 이유

ⓒ 한겨레

 

"직접적인 가해자가 일본이 아니라니까요. 매춘의 일종이라니까요." ("지금 있는 매춘부랑 위안부를 동급으로 본다는 말씀이신가요?") "결국은 비슷하다..."

 

"접대부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그렇게(성매매를 하게) 되는 거예요. 지금도 그래요.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라…궁금하면 한 번 (학생이) 해볼래요?"

 

일본은 가해자가 아니다. 위안부는 일종의 매춘이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최근 강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역시나 근본은 못 속이는 법인가 봅니다.  자유한국당의 DNA가 어디 가겠습니까. 그가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떡여질 뿐이죠.

 

한국당의 망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세월호 망언, 5·18 망언, 친일 망언, 각종 성 관련 추문과 추행, 기타등등. 망언과 막말, 온갖 비리와 추문이 저 당에선 일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미스터리한 건 저렇게 대놓고 망언을 하고 막말을 퍼붓고, 추태를 부려도 저 당이 100석이 넘는 의석을 거머쥔 제1야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공동체의 평안과 안녕을 위협하는 망언과 망동이 유독 저 당에서 창궐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올해 초 정국을 발칼 뒤집어 놓았던 5·18 망언의 당사자들을 한번 볼까요. 다들 알다시피 그들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김순례(비례대표)는 얼마 전 최고위원으로 당당히 복귀했고, 김진태(강원 춘천)는 여전히 하수구의 언어를 내뱉고 있으며, 제명됐다는 이종명은 아직도 저 당 소속으로 암약하고 있습니다.

 

그 난리를 겪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기만 합니다. 악화된 민심을 의식해 중징계를 내릴 것처럼 연막을 치다가도 여론이 시들해지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저들의 생리이기 때문이죠. 넌덜머리나고 지그지긋한 '클리셰'이자,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입니다.

 

듣기 거북한 말 중의 하나가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같은 현실회피성 발언입니다. 더러우면 외면할 게 아니라 치워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저 놈들이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라는 식으로 여지를 주게 되면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훗날 뒷통수나 안 맞으면 다행이겠지요. 

 

집 안에 악취가 진동하는데 "이 집 구석이 원래 그렇지"하고 방관한다면 어떨게 될까요. 집은 이내 온갖 먼지와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득실대는 쓰레기 소굴이 되고 말 겁니다. 더럽다면, 혐오스럽다면 원인을 찾아내서 깨끗이 치워야 합니다. 저질·막장 정치는 바로 시민의 무관심과 외면을 먹고 독버섯처럼 자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