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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장제원 의원, 가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 구글 이미지 검색

 

'고릴라' -누가 만들었는지 요즘 김진태·이은재·장제원을 각각 하이에나, 오랑우탄, 고릴라로 묘사한 짤이 대박을 쳤다. 못본 분들은 찾아보시길- 한국당 장제원(부산 사상구)의 심기가 요즘 말이 아니다. X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아들 때문.

 

대다수 부모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자기 자식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외려 그 반대다. 자기 자식 제일 모르는 게 부모다. 그래서 남의 자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왈가왈부 해서는 안 되는 거다. 내 자식이 안 그런다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나.

 

장제원이 청문회에서 또 핏대를 세울 때부터 알아봤다. 이건 뭐 남의 자식 발가벗겨놓고 아주 주리를 틀더만.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의혹만으로 한 가족을 극악무도한 범죄집단으로 매도할 수 있는 거,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수도.

 

알다시피 장제원은 잘나가는 사학집안 출신이다. 부산에서 동서학원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관련 시설만 해도 동서대학·부산디지털대학·경남정보대·경남정보대 부속유치원 등 다수다. 말 그대로 폼나는 사학재벌인 셈.

 

대부분의 사학재단이 그렇듯 동서학원도 친가족 족벌체제로 운영된다. 아버지는 설립자 겸 이사장, 어머니는 이사장과 총장, 형은 총장 겸 이사. 애지중지 돌려먹고, 살뜰 같이 나눠먹는다.

 

장제원도 이 살판나는 가족 잔치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 그 역시 재단의 부총장과 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한 몫 거든다. 설립자의 며느리와 딸은 학원 산하 대학의 교수다. 이쯤되면 더 설명하지 않아도 대략 돌아가는 판을 짐작할 수 있을 터.

 

지금 검찰이 하는 짓마냥 특수부 검사 30명 가량 투입해 먼지털듯 탈탈 털면 모르긴 몰라도 걸리는 게 부지기수일 터다. 실제 1997년 동서학원은 재단 공금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지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결과는 집행유예. 만명에게만 평등한 게 우리 법이니. (동서대학 관련 비리는 인터넷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고하기 바람)

 

동서학원은 족벌 체제 구축을 통한 불투명한 재단 운영으로 비판받아온 대표적 사학재단 중의 하나다. 청문회에서 "사학 하시잖아요"라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말에 장제원이 개거품을 물던 장면은 그냥 연출된 게 아니다. 시쳇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정치판 풍문 중에 '집을 나설 때 염치는 고이 모셔두고 가라'는 말이 있다. 조국 청문회 정국에서 장제원을 비롯 나경원·황교안, 기타 떨거지들이 펼쳤던 막장극을 보고 있자면 저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체감한다. 어찌 그리들 하나 같이 쥐꼬리만큼의 염치조차 없는지.

 

남의 자식 문제에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자들이 정작 자기 자식들의 부정입학·논문 특혜, KT 입사 특혜, 성매매 의혹·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의혹에는 입을 닫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쯤되면 이는 염치의 문제를 넘어 '양심'의 문제다.

 

ⓒ 한겨레

 

아들 음주운전 논란에 잠시 고개숙이는가 싶던 장제원이 감추어두었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둥, 경찰이 피의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둥, 고발조치 하겠다는 둥 엄포를 놓고 있다. 

 

역시 장제원은 '장제원'이다. 그 본성이 어디 가겠는가. 범인들 같으면 면이 팔려서라도 '아닥'하고 있으련만, 가관이 따로 없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일 테다.

 

자로로 '인간'이라면 깊이 새겨 삶의 거울로 삼아야 할 말들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 "남의 눈의 티끌은 보이고, 네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고 하셨다. 그리스인들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라는 말도 있다. 항상 스스로를 겸허히 돌아보라는 가르침일 터다.

 

그런데 이런 주옥같은 말보다 더 가슴에 팍팍 꽃히는 명언이 얼마 전 만들어졌다. X맨 아들 때문에 속 깨나 썩고 있을 장제원이 새겨들으면 좋을 것 같아 전한다. 같은 당 동료 여상규의 말이다

 

"가정이 무너지는 데 장관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정말 그렇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데, 대관절 정치가, 그깟 국회의원직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부디 고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남의 자식 살피느라 정신이 없어 정작 자기 자식이 뭐하고 싸돌아다니는지 모르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니 심사숙고해 보기 바란다. 가정이 무너져서야 되겠는가. 

 

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가만 보니 '검증'과 비난, 인신공격, 신상털기의 차이를 전혀 모르는 것 같더라. 검증은 소리를 지르고, 악다구니를 쓰고, 남의 신상을 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실을 증명을 해내는 것이다. 앞으로는 확실히 구분해 주었으면 한다. 보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했다. 마치 소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