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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나경원에게는'OO'가(이) 없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또 장외로 나갔다. 이번엔 부산이다. 30일 부산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정권 규탄 부산·울산·경남 집회'. 오늘도 역시 나경원이 선봉에 섰다. 나경원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한국당의 생리와 집회의 성격, 그리고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면 뻔하디 '뻔한'것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예상을 비켜가지 않는다. 나경원의 입에선 지역주의를 자극하고 정치혐오와 불신, 대결·적대 정치를 조장하는 온갖 난잡한 말들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온다. 이날 나경원이 싸지른 배설물을 옮겨본다.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말이 있다. 이 정권 들어서 부산, 울산 경남 정말 차별하고 있다"

 

"이 정권을 부산, 울산, 경남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

 

"이 정권들어 부울경 차별이 심하다. 부산지역 아파트 값은 100주연속 하락했다. 부울경 자영업자, 제조업자, 기업인들 모두 힘들다고 한다"

 

"이 정권이 부울경 인재를 등요하나 봤더니 서울 25명의 구청장 가운데 24명이 민주당인데, 20명이 광주, 전남, 전북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를 맹렬히 성토하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조 후보자 자녀의 부정입학, 장학금수령이 용납되는가. "향토 사학 웅동학원은 땅장사 수단으로 이용했고, 동생 부채보증에 이용했다. 용서되는가"

 

"수사받는 장관 후보자를 청문회하라고 한다. 기가 막힌다. 그래서 핵심증인 다 출석시켜서 하자고 했다. 하지만 (여당은) 증인을 출석시키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청문회를 하자고 한다. '가짜청문회'를 해놓고 마음대로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정말 조로남불 정권이다. 조국 후보자를 통해 착한 척, 정의로운 척, 거짓말 안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자기 이익을 위해 나서는 진보의 민낯이 밝혀지고 있다"

 

"한미동맹을 파탄내고, 경제를 말아먹었다. 고치라고 해도 안 고치고 있다. 정권교체만이 답"이라며 "정권교체의 첫걸음은 내년 총선승리다. 이길 수 있는 힘은 부울경에서 나온다.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투쟁에 앞장 서 달라"

 

ⓒ 뉴스1

 

썩은내 진동하는 하수구의 언어가 구더기처럼 득실댄다. 나경원은 인간 내면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증오의 감정을 끄집어내려 하고 있다.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도록, 니 편 내 편, 편을 가르도록 교묘하게 부추기고 있다. 전형적인 갈라치기 전략이다. 이승만이, 박정희가, 전두환이 즐겨 써먹던 그 방식 그대로다.

 

지역과 이념, 계층과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저열한 편가르기. 전가의 보도와 같은 수구보수의 갈라치기 전략을 나경원이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누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후예 아니랄까봐.

 

좋은 정치인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아니, 그런 정치인이 있기는 한 걸까. 최근 종영한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차영진 비서실장은 박무진 권한대행의 정치스타일을 분석하면서 그가 상대방을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했다. 의미심장한 건 차 실장의 그 다음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요. 

 

이겨도 상대방이 지지 않는 정치, 1등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지 않는 정치, 배제를 '배제'하는 정치, 증오·반목·대립·대결을 지양하는 정치, 공동체의 공공선을 도모하는 정치....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 승자가 모든 전리품을 독차지하는 정치,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 보편적 상식과 이성을 허무는 저질 정치, 인간의 악한 본성을 이끌어내는 혐오 정치가 이 나라 정치판의 현주소가 아닌가.

 

오늘, 낯부끄런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는 나경원을 본다. 소음과 공해는 정신건강에 해롭다. 외국에 오래 살다 보니 외국인과 트러블이 생길 때 입에 착착 감기는 날 것 그대로의 말이 술처럼 땡길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가 보다.

 

"야, 이%$;$s×&@€£÷.!;-\_?!&÷/"$*#.#?딸×£.+성신여대\$,=:부정입학!_×\÷.$($($?$?_$ :'홍신학원 -( :-( :-\ 사학비리:' -( >:) :-$너 :-Dz.$.×\2,!€!?잘해:' -( 이:-} :-(센치:'( :-)) :-)) =:O :-))  :'( :' 같은( :-)) >:)아!"

 

아, 시원하다. 쌓인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느낌. 역시 우리 말은 참 구성지고 맛깔나다. 직접 들려주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아, 혹시나 해서 밝혀둔다. 주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