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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네거티브 전략이다. 네거티브를 해도 역공을 당하면 안 된다. 자료를 항상 검증해야 한다. 터트려도 효과 있고 방어도 되겠다 하면 내놓고 방어는 어렵지만 효과가 있을 때는 책임선을 미리 만들어둔다. 이유미씨 자체가 카이스트 출신에 대기업 다니는 분이다. 아무리 안철수 후보 당선을 위해 자기 한 몸 바치겠다 생각했어도 혼자 기획했다고 보기 힘들다. 적어도 부추겼거나 보고를 받은 최소한의 라인은 있었을 것이다."

JTBC '썰전'에 새롭게 합류한 박형준 교수가 지난달 6일 방송에서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밝힌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제보조작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검찰의 발표 내용은 당시 박 교수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검찰은 제보조작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제의를 받은 이유미씨에 의해 이루어 졌으며,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을 맡고 있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가 이 사건의 최종 '윗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이용주 의원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박형준 교수의 표현을 빌려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있던 이유미씨를 부추겼고, 이를 보고받은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가 제보자와 제보 내용에 대한 확인 없이 관련 사실을 '털컥' 공개해 버렸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이준서·이유미'가 제보 조작을 기획·모의하고, '김성호·김인원'이 이 사건을 지휘한 셈이다.

검찰 수사 결과로 웟선의 개입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국민의당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판단에서다.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진 이후 관심은 온통 당 지도부의 개입 여부에 쏠려온 터였다. 특히 대선 후보였전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이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36초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박지원 전 대표, 지난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으로서 제보 검증의 총책임자였던 이용주 의원의 개입 여부에 시선이 집중돼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제보조작에 관여하거나 사전에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모두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당 지도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칫 당이 공중분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에 안도하는 듯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소집된 긴급 비대위·의총 연석회의와 그 직후에 열린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다.

국민의당은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진 데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신들 역시 제보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저희 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국민의당은 당 진상조사위를 출범시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관련된 모든 당직자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왔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개입이 없었다는 검찰 조사 결과와 자체 진상조사 결과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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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성토한 것도 국민의당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박주선 위원장은 추미애 대표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치풍토가 혁신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할 수 있는 데까지 수사에 협력한 정당에 대해 조직적 범죄 집단이니, 지도부가 관련돼 있느니, 목을 잘랐느니 꼬리를 잘랐느니 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없는 사실을 허구화해서 우리 당을 모욕했기 때문에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다.

제보조작 사건을 일으킨 정당으로서 책임질 것은 떠안겠지만, 검찰 수사 결과로 당 지도부의 개입 의혹을 덜어낸 만큼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민주당에게 역공을 취하는 이 장면은 국민의당이 이번 제보조작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제보조작 사건의 핵심은 공당인 국민의당이 특정 후보를 떨어트릴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위해 악의적으로 증거까지 조작했다는 사실에 있다. 각계에서 제보조작 사건을 가리켜 대의민주주의를 유린한 용납할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 손가락질 하는 이유다.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은 새 시대와 새 정치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염원과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 중대범죄다.

그런데 제보조작 사건에 임하는 국민의당의 행태는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그들은 시대착오적인 정치공작에 대한 반성대신 외려 준용씨에 대한 특검 주장을 펼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반성과 사과, 관련자 문책을 언급하면서도 정치적·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와중에 지난 대선 과정을 무한 책임져야 할 안철수 전 대표는 알맹이 없는 뒤늦은 사과로 적잖은 국민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당의 반응 역시 실망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검찰의 조사 결과가 국민의당이 원했던 최선의 결과일지는 몰라도, 그들이 조작된 증거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민을 우롱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다. '윗선'의 개입이 없었다는 검찰 조사에 안도하기에는 지난 대선에서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을 역임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은 검찰 조사 결과가 마치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저희 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당이 진상조사로 밝힌 사안과 검찰이 밝힌 사실관계는 한치도 차이가 없다" 등의 발언들은 국민의당이 밝힌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거듭 고개를 숙이며 환골탈태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가 여전히 불분명하다. 정치적·도의적 책임에 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의 행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윗선의 개입을 밝혀내지 못한 사실에 취해 자신들이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얼룩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조작된 제보를 가지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준용씨에 대한 네거티브에 '올인'했던 원죄가 있다. 설사 당 지도부의 조직적 개입이 없었다고 해도 그들의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희석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 '달랑'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공신력을 회복하려면 낮고 낮은 자세로 뼈가 부서지는 혁신 작업에 나서야 한다. 작금의 국민의당에겐 착각은 '독'이요, 한숨마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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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8.01 08:23 신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는 이번 기회로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01 16:12 신고

    검찰의 반표를 보는 순간 뒷거래가 있었던게 아닌기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검찰이나 국민의 당이나 검찰이나....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8.02 04:48 신고

    국민은 이제 똑똑합니다
    제대로 보고 판단 할 줄 어는...
    잘 보고 가요

ⓒ 오마이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결국 머리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진지 16일만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작사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과 당사자인 준용씨에게 사과를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제보조작 사건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건으로 "공명선거에 오점을 남겼다"며 "(공당으로서)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 역시 자신의 한계이고 책임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후보였던 자신에게 있다며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다만 안철수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계은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만큼 정계은퇴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과 국민의당 창업주로서의 자부심이 남다르기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훗날을 기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터였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는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 사이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가고 있었다. 이에 당 내부에서조차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제기되던 참이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입장 표명이 늦은 이유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검찰 수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안의 파장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 스스로가 밝혔던 것처럼 이번 사건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당시 대선후보였던 그에게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사과는 이런 가운데 나왔다. 극도로 악화된 여론과 당 수뇌부로 향하는 검찰 수사, 그리고 당 내부의 불만이 고조되는 와중에 제보조작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구속이 결정되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당은 그동안 비판여론을 의식해 소극적이었던 준용씨 특검법안을 13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참에 준용씨 특혜 의혹도 묶어 같이 규명하자는 뜻으로,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채택한 특검 결의문에서 한걸음 더 들어간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틀 전 결의문에서 "증거 조작 사건과 함께 그 사건의 원천인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 또한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이미 과잉 충성으로 신뢰를 상실한 현재의 '정치검찰'이 아닌 특검을 통해 증거 조작 사건과 특혜 채용 의혹 모두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오마이뉴스


국민의당의 특검 제안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겨냥한 것이다. 호시탐탐 특검의 필요성에 군불을 지피던 두 야당에게 공조 메시지를 건넨 셈이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두 야당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겪이니 그들이 이 제안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결국 야3당은 이번주 중으로 관련 특검법안을 발의하기로 입을 맞췄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사과와 국민의당의 특검 법안 발의는 서로 상충된다. 사과가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의미를 내포한다면 특검법안 발의는 사과의 진정성을 스스로 허무는 당리당략의 일환인 탓이다. 사과가 제보조작 사건으로 꽉 막힌 출구를 열기 위한 '정수'라면, 특검 법안 발의는 전형적인 물타기 '꼼수'인 것이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제보조작 사건이 검찰수사에서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조직적 개입이냐, 단독범행이냐에 따라 국민의 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받아들 정치적·도덕적 책임의 무게는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국민의당이 두 야당과 공조해 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에 대한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바에는 역공을 통해서라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지극히 정략적인 의도에서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두 야당과 손을 잡고 어떻게든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면이 국민의당의 바람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가 민주당이 야3당의 특검법안에 합의해 줄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검찰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 사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설령 제보조작 사건이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이 난다 한들 불법 조작된 증거를 대선에 활용한 국민의당의 천인공노할 구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의 주장대로 단독범행에 당 전체가 휘둘렸다면 그것 자체로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면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당을 해체해야 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작금의 현실은 이래나 저래나 빠져나갈 방도가 없는 외통수에 걸린 형국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야당과 손을 잡고 특검법안 발의에 합의까지 했으니 여론이 더욱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누가 봐도 방귀 뀐 사람이 성을 내는 치졸하고 조악한 술수이기 때문이다. 제보조작 사건에 당이 연루된 이상 어차피 길을 외길이었다. 국민 앞에 잘못을 사죄하고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제대로 된 사과도, 책임도 없이 제 살 궁리만 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사과한 날, 한국당·바른정당과 특검법안 발의에 합의한 것이 그 비근한 예다. 변명할수록, 회피할수록, 꼼수를 부릴수록 상황이 점점 악화돼 간다는 것을 그들만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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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7.13 17:54 신고

    다당제는 필요하지만 헌정치하는 군민의 당은 아닙니다.
    온통 스레기 판입니다 안철수는 아닙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7.14 05:31 신고

    실망스럽습니다.ㅠ.ㅠ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14 07:45 신고

    아주 발악을 하는군요..

ⓒ 오마이뉴스


배낭 하나만 걸머진 '뚜벅이 유세'를 통해 막판 역전 드라마를 쓰겠다 공언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포부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41.4%,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23.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1.8%,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7.1%, 심상정 정의당 후보 5.9%. 

대선 투표 마감시간인 지난 9일 밤 8시 경, KBS·MBC·SBS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당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데다, 홍 후보에게도 뒤지는 3위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여의도 헌정 기념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은 일순간 깊은 적막에 휩싸였다.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소속 의원들과 캠프 관계자들은 충격에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앙다문 모습이었다. 그 시각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는 기쁨과 환호의 탄성이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국민의당의 분위기는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면서 더욱 무거워졌고 침울해졌다. 혹시나 했던 출구조사 예측은 이번에는 틀리지 않았다. 오차범위 내에 있던 안 후보와 홍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는 출구조사 예측보다 조금 더 벌어졌다. 최종 득표율 21.4%. 안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 문 후보(41.1%)는 고사하고 적폐세력의 후보라 비판받던 홍 후보(24.0%)에게도 밀렸다. 안 후보로서도, 국민의당으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굴욕적인 결과다.

그러나 국민의당을 '멘붕'에 빠트린 것은 정작 따로 있었다. 당의 근거지이자 존립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지역에서 받은 안 후보의 충격적인 득표율이다. 투표 결과 안 후보는 호남지역에서 문 대통령에게 압도적으로 밀렸다. 호남의 상징인 광주는 물론이고 전북과 전남에서도 더블스코어로 뒤졌다. 심지어 안 후보는 호남지역 전 지역을 통틀어 승리한 지역이 단 한 곳도 없다. 국민의당이 초상집 분위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알다시피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호남지역의 비주류들과 안 후보가 힘을 합쳐 만든 정당이다. 창당 초기 철학과 노선 등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던 국민의당은 참여정부의 '호남홀대론'과 '반문정서'를 앞세워 호남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2016년 총선에서 광주 8석을 싹쓸이하는 등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차지하며 당당히 원내 3당의 지위를 획득했다.

국민의당은 총선 이후 승승장구했다.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앞서는가 하면, 안 후보의 대선 지지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캐스팅보터로서 민주당과 새누리당(현 한국당) 사이에서 원내 3당의 지위를 확실히 뿌리내리는데 성공했다.

신생 정당의 한계와 창당 초기의 정체성 논란을 극복하고 국민의당이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호남이라는 든든한 지지기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민의당의 현재이자 미래이며, 심장과도 같은 지역이 바로 호남인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안방이라 믿고 있었던 호남에서 국민의당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것도 단 한 지역도 이기지 못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다.


ⓒ 부산일보


호남의 맹주로 자리잡던 국민의당이 지역 민심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호남지역 정서에 역행했던 안 후보의 정치 행보와 극단적인 네거티브를 고집한 국민의당의 전략적 실패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표를 의식한 안 후보의 노골적인 우클릭 행보는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중도·진보 유권자의 이탈을 부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안 후보는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햇볕정책에 대해서 오락가락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대북정책과 안보관에서 국민의당과 안 후보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등 안정감과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선거 기간 내내 네거티브에 주력한 것도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반문정서'에 함몰된 네거티브 공세는 구태 정치의 재판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선거 막판에 이를 때까지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의혹을 집중 공략하는 등 성과 없는 네거티브에 헛심을 쏟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결론적으로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들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새정치의 참신함을 전혀 부각시키지 못했다. 안철수 바람의 핵심인 새정치 대신 정치공학에 얽매인 과거의 낡은 정치를 답습한 것이 호남지역의 민심을 얻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선 패배와 호남지역의 민심 이반으로 국민의당의 미래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당내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안 후보의 한계가 이번 대선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데다, 피해갈 수 없는 대선 패배 책임론이 당내에 몰아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당안팎에서는 당 지도부와 호남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비등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당은 '안당', '호남당'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왔다. '안철수'가 당의 구심이라면 '호남'은 당의 존립 이유다. 그런데 이번 대선으로 국민의당은 당의 구심인 '안철수'와 당의 존립기반이자 근거지인 '호남지역'을 모두 잃어버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대선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뼈아픈 결과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이번 대선에 자신들의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후보는 '강철수'가 되기 위해 목소리까지 바꿨고, 국민의당은 보수표를 얻기 위해 호남지역의 '역린'마저 건드렸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돌아온 것은 대선 패배의 쓰라림과 호남지역에서 확인된 살 떨리는 민심 이반이다.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풍전등화요, 진퇴유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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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5.11 06:21 신고

    삶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었기 떄문이지요.
    말잔난으로 혹은 인기에 영합해 지도자가 되겠다는 방식은 이제 국민들이 알만한 때가 됐거든요.
    자신을 위해 살아 온 사람 그리고 야합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욕심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의 당 사람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5.11 08:51 신고

    선거 전략이 잘못 되었고 민심을 잘못 읽은 결과입니다
    자만도 그이유중의 하나..
    박지원을 버려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5.11 10:24 신고

    안철수는 아직도 자신이 왜 졌는지 모를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치인이 자기 정체성도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지요.
    진정성 없는 것도 한몫했지요. 선거 내내 문재인만 비난했습니다.

  4. 하늘이 2017.05.11 22:21 신고

    안철수는 다시 대선에 나올수 있을까요?자신의 그릇이 이번에 다 드러났습니다.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과 철학 신념 국민에 대한 헌신과 희생 사랑~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만 바라보고 네거티브에 몰입한 결과입니다.차라리 바른정당이 따뜻한 보수로 제대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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