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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닙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성원을 생각하면서 자숙하고 고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백여 일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됨을 깨우쳐줬습니다. 지금 국민의당이 몹시 어렵습니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습니다...(중략)...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0일 전후다. 당시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 109명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큰 내상을 입은 안 전 대표가 원외지역위원장들의 출마 권유에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정가에 돈 것도 그 즈음이다.

이후 안 전 대표의 행보는 전에 없이 빨라졌다.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 등 당내 중진들과 잇따라 만나 거취를 논의하는가 하면, 초·재선 의원들과 회동해 전대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안 전 대표가 당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던 것은 자신의 출마를 설득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 전 당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설마'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채 석달이 지나지 않은 시기에, 그것도 대의민주주의와 선거제도를 뒤흔든 제보조작 사건의 후폭풍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에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이 너무나 성급하고 무모해 보였기 때문이다. 정국을 뒤흔든 제보조작 사건에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원점에서 정치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이 불과 3주 전의 일이다. 이 점을 상기하면 안 전 대표의 거취는, 솔직히 그 답이 너무나 뻔했다.

그런나 안 전 대표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제보조작 사건 사과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안 전 대표는 당권 도전을 천명했다. 당안팎의 비판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는 이유는, 그 스스로 밝힌 것처럼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작금의 국민의당은 침몰하는 배요, 동력이 꺼진 비행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은  반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이 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번에 당권에 도전장을 내민 인사들의 면면도 특별함이 전혀 없다. 시쳇말로 '그 나물의 그 밥'이다.


안 전 대표 역시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이 주저앉는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을 터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그 "절박함"이 당권 도전의 명분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자 당장 당 내부의 분열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 등 12명의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 회견에 앞서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동교동계는 집단 탈당의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그동안 꾸준히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해온 당내 인사들 역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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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심각한 문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국민이 어떻게 인식하느냐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 전 대표의 정치 재개가 당은 물론이고 본인을 더욱 곤궁하게 만드는 악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의 초라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더욱이 안 전 대표는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물론 지난 대선 패배와 연이어 터진 제보조작 사건, 그로 인한 당의 몰락을 안 전 대표만의 책임으로 전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작금의 위기를 안 전 대표를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국민의당을 추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제보조작 사건의 경우, 안 전 대표의 책임이막중하다 할 것이다. 제보조작의 핵심인물인 이준서 전 최고의원과 이유미씨가 안 전 대표의 측근들로 분류되던 인사인 데다, 그 자신은 대선 과정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대선후보였기 때문이다. 검찰의 조사 결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전 대표의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다. 그렇기 때문에 안 전 대표 스스로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던 것이다.

이래 저래 말들이 많지만 국민의당은 누가 뭐해도 안철수의 당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박지원·박주선·김동철'의 입보다 '안철수'의 입을 더 주목한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 자성과 성찰, 책임을 강조하던 안 전 대표의 입에서 돌연 '선당후사'라는 오금저리는 정치적 수사가 튀어나왔다. 제보조작 사건을 사과한지 불과 3주 만에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막스 베버가 강조했던 "책임윤리"를 정치적 신념으로 여긴다는 안 전 대표의 다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절박함을 강조한다 한들 안 전 대표의 행태는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당내 인사들도 이해 못하고 있는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수긍할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지난 대선에서 안 전 대표는 목소리를 바꿔 화제가 됐다. 부드럽고 자분자분했던 목소리는 어느덧 거칠고 굵은 쇳소리로 바뀌었다. 안 전 대표의 목소리 변신은, 그러나 공감을 별로 받지 못했다. 거부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외려 더 많았다. 아마 몰랐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안 전 대표에게 기대한 것은 귀에 거슬리는 어색한 목소리가 아니라 기존의 정치 문법과 차별화되는 진짜 '새 정치'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권 도전에 나선 안 전 대표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다. 당권 출마의 변으로 내세운 명분들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한 것은 아니냐고. 당내 인사들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국민을 어떻게 납득시킬 생각이냐고. 대한민국에 '안철수 광풍'을 일으킨 '새 정치'의 참신함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이냐고. 목소리는 도대체 왜 바꾼 것이냐고. 거듭 묻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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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8.05 10:04 신고

    글쎄요입니다
    저는 문국현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ㅎㅎ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07 13:25 신고

    정치에 맛들이면 이렇게 망가지는가 봅니다.
    아까운 사람 하나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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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네거티브 전략이다. 네거티브를 해도 역공을 당하면 안 된다. 자료를 항상 검증해야 한다. 터트려도 효과 있고 방어도 되겠다 하면 내놓고 방어는 어렵지만 효과가 있을 때는 책임선을 미리 만들어둔다. 이유미씨 자체가 카이스트 출신에 대기업 다니는 분이다. 아무리 안철수 후보 당선을 위해 자기 한 몸 바치겠다 생각했어도 혼자 기획했다고 보기 힘들다. 적어도 부추겼거나 보고를 받은 최소한의 라인은 있었을 것이다."

JTBC '썰전'에 새롭게 합류한 박형준 교수가 지난달 6일 방송에서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밝힌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제보조작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검찰의 발표 내용은 당시 박 교수의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검찰은 제보조작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제의를 받은 이유미씨에 의해 이루어 졌으며,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을 맡고 있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가 이 사건의 최종 '윗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이용주 의원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박형준 교수의 표현을 빌려 정리하자면 이렇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있던 이유미씨를 부추겼고, 이를 보고받은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가 제보자와 제보 내용에 대한 확인 없이 관련 사실을 '털컥' 공개해 버렸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이준서·이유미'가 제보 조작을 기획·모의하고, '김성호·김인원'이 이 사건을 지휘한 셈이다.

검찰 수사 결과로 웟선의 개입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자 국민의당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판단에서다.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진 이후 관심은 온통 당 지도부의 개입 여부에 쏠려온 터였다. 특히 대선 후보였전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이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36초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박지원 전 대표, 지난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으로서 제보 검증의 총책임자였던 이용주 의원의 개입 여부에 시선이 집중돼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제보조작에 관여하거나 사전에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모두 무혐의 처리를 내렸다. 당 지도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칫 당이 공중분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에 안도하는 듯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소집된 긴급 비대위·의총 연석회의와 그 직후에 열린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다.

국민의당은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진 데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신들 역시 제보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저희 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국민의당은 당 진상조사위를 출범시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관련된 모든 당직자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왔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개입이 없었다는 검찰 조사 결과와 자체 진상조사 결과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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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하게 성토한 것도 국민의당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박주선 위원장은 추미애 대표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치풍토가 혁신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할 수 있는 데까지 수사에 협력한 정당에 대해 조직적 범죄 집단이니, 지도부가 관련돼 있느니, 목을 잘랐느니 꼬리를 잘랐느니 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없는 사실을 허구화해서 우리 당을 모욕했기 때문에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다.

제보조작 사건을 일으킨 정당으로서 책임질 것은 떠안겠지만, 검찰 수사 결과로 당 지도부의 개입 의혹을 덜어낸 만큼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민주당에게 역공을 취하는 이 장면은 국민의당이 이번 제보조작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제보조작 사건의 핵심은 공당인 국민의당이 특정 후보를 떨어트릴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위해 악의적으로 증거까지 조작했다는 사실에 있다. 각계에서 제보조작 사건을 가리켜 대의민주주의를 유린한 용납할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 손가락질 하는 이유다.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은 새 시대와 새 정치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염원과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 중대범죄다.

그런데 제보조작 사건에 임하는 국민의당의 행태는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그들은 시대착오적인 정치공작에 대한 반성대신 외려 준용씨에 대한 특검 주장을 펼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반성과 사과, 관련자 문책을 언급하면서도 정치적·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와중에 지난 대선 과정을 무한 책임져야 할 안철수 전 대표는 알맹이 없는 뒤늦은 사과로 적잖은 국민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당의 반응 역시 실망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검찰의 조사 결과가 국민의당이 원했던 최선의 결과일지는 몰라도, 그들이 조작된 증거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민을 우롱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다. '윗선'의 개입이 없었다는 검찰 조사에 안도하기에는 지난 대선에서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을 역임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은 검찰 조사 결과가 마치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저희 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당이 진상조사로 밝힌 사안과 검찰이 밝힌 사실관계는 한치도 차이가 없다" 등의 발언들은 국민의당이 밝힌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거듭 고개를 숙이며 환골탈태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인지가 여전히 불분명하다. 정치적·도의적 책임에 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의 행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윗선의 개입을 밝혀내지 못한 사실에 취해 자신들이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얼룩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조작된 제보를 가지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준용씨에 대한 네거티브에 '올인'했던 원죄가 있다. 설사 당 지도부의 조직적 개입이 없었다고 해도 그들의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희석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 '달랑'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공신력을 회복하려면 낮고 낮은 자세로 뼈가 부서지는 혁신 작업에 나서야 한다. 작금의 국민의당에겐 착각은 '독'이요, 한숨마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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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8.01 08:23 신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는 이번 기회로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01 16:12 신고

    검찰의 반표를 보는 순간 뒷거래가 있었던게 아닌기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검찰이나 국민의 당이나 검찰이나....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8.02 04:48 신고

    국민은 이제 똑똑합니다
    제대로 보고 판단 할 줄 어는...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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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3당이 인사청문회를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와 연계시키며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이어가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포기하며 한걸음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조 후보자의 '자진사퇴' 형식을 빌리기는 했으나 사실상의 지명철회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여야의 막판 타협을 기대하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 후보자의 임명을 미뤄온 터였다. 추경안 및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야당과 담판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여야간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임명을 강행하는 쪽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열렸던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국회에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논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할 때까지만 해도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이 '인사는 인사, 추경은 추경'으로 분리해 따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재차 피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우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찾으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심사숙고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그리고 얼마 뒤인 오후 6시 조 후보자가 전격적으로 자진사퇴를 했다. 우 원내대표로부터 야3당의 완강한 기류를 전해들은 문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 후보자 카드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찾은 그 무렵,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당 지도부와 물밑 접촉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임 실장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을 대신 사과하며 지도부 설득에 나섰다. 임기 초 최우선 국정과제인 추경안 처리를 위해 청와대가 국민의당 설득에 직접 나선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결과 국민의당은 결국 국회에 복귀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조 후보자가 사퇴하고 임 실장까지 사과하자 장외투쟁을 계속할 명분이 희박해진 탓이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여론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국회 보이콧이 득이 될 것 없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국회일정 참여 방침으로 숨통이 트이는가 했던 정국은 그러나 문 대통령이 송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다시 술렁거렸다. 국민의당이 송 장관 임명에 반발해 국회 정상화 합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정국이 급랭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여당이 국회 파행을 초래하더니 이번엔 청와대가 국회 파행을 종용하고 있다"며 "추경안 심사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 등 의사일정에 대한 재검토까지 포함한 당내 의견을 취합해 대응할 것"이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역시 송 장관 임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이 14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경화, 김상곤 후보자에 이어 송영무 후보자까지 임명 강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국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협치의 파트너가 아닌 거수기로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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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개이는가 싶던 정국이 다시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된 표면적 이유는 문 대통령이 야3당이 반대하는 송 장관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그동안 야3당은 문 대통령의 인사에 '건건이' 반대만 해왔다. 특히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며 새 정부의 발목잡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5대 인사 원칙'에 맞지 않는 인사를 지명한 일차적인 책임이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도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의 특성을 감안하면 두 야당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나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보다 더 문제가 많은 인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임명됐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당시 거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적절한 인사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모두가 안다. 그랬던 그들이 야당이 되자 고위공직자의 도덕적 흠결을 문제 삼고, 임명 결사 반대를 외치며 국회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고 있다. 두 야당의 묻지마 반대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야3당 중 가장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건 제1야당인 한국당이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는 국회 파행의 원인이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손뼉은 두 손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협치를 말하기 전에 야당은 국회 장기 공전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인사와 추경을 연계시키고 사사건건 반대만 하면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야당이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회 파행의 원인을 왜곡하는 정략적인 의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일부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에 대해 여론이 호의적인 상황 역시 예의주시해야 한다. 야당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려와는 달리 한미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등에서 풍부한 국제경험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재벌·교육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 역시 아주 높다. 공직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파적 이해타산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며 평가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정부 구성은 아직까지도 요원한 상태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역시 국회의 개점 휴업으로 언제 처리될지 난망하다. 야당은 이를 대통령 탓, 여당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처리가 시급한 국정 현안들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 폐해가 국가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야당이 직시해야 할 것이 있다. 야당이 공직후보자의 도덕성을 아무리 물고 늘어져도, 국회 파행의 책임을 정부여당에 전가해도 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 야당의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외려 야당의 발목잡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점 비등해지는 형국이다. 이는 국민이 새 정부의 개혁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야당은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반대만 일삼는 구태의연한 대여 전략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고립을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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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7.14 11:56 신고

    자한당과 바른정당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이 일을 맡ㄱ ㅔ되면 자기네들 한 짓 들통나 죽게 죄니까요인간 말종들입니다.

  2. Favicon of http://hyunjai.net BlogIcon 분 도 2017.07.14 14:16 신고

    잘좀 풀렸으면 좋겟어요 김대중 정부때 발목 잡는것 보고 질렸지만. 이번에는 해도해도 너무해요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7.16 22:59 신고

    자기가 파놓은 수렁에 스스로가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거에요~

  4. 류동수 2017.08.28 23:21 신고

    미췬것들 발목잡기 전문인 더불어 터진것들에 다 너거한떼 배운거잖에
    너거가 야당일때 생각 안나냐 개 종자 들아

  5. 류동수 2017.08.28 23:22 신고

    개 종자들아 너 넘들보고
    내로 남불 이라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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