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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침내 가족 품에 안긴 고 백남기 농민, 국가는 사과하라 ⓒ 오마이뉴스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8일 "유족이 부검을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영장을 재발부 받는다고 하더라도 영장 집행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우려돼 부검 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지난 9월 25일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은 한달여만에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됐다. 경찰은 고인을 가족에게 인도하고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만시지탄이지만 경찰이 부검 영장 재신청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미 고인이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에 의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경찰이 살수차 운영지침을 어기고 시위대에게 물대포.. 더보기
총장 사퇴 이끌어낸 이대인들의 끈기 ⓒ 오마이뉴스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결국 사퇴했다.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이 진상규명과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자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최 총장은 이미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의 본관 점거와 경찰 난입 사태 등으로 이대인들의 신뢰를 잃고 있던 터였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총장은 사퇴문을 통해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추진으로 야기된 본관 점거 시위에, 최근 의혹들까지 개입되면서 어지러운 사태로 번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 최대.. 더보기
'#불편해도 괜찮아' 대자보가 반가운 이유 ⓒ 민중의소리대자보가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대학교가 아닌 지하철역이다.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역 곳곳에서는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전국 철도·지하철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이 대자보는 지난 2013년 말 신드롬을 일으켰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연상시킨다. '#불편해도 괜찮아' 대자보는 철도민영화와 부정선거 의혹, 밀양 송전탑 등의 시국문제와 관련해 시민들의 무관심과 침묵을 비판하며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보다 내용 면에서 한층 더 진일보한 모습이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정치에 무관심한 시민들의 성찰을 촉구하는 계몽적 성격이 강했다면, '#불편해도 괜찮아' 대자보는 시민들의 주체적인 자..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추석 차례상 ⓒ 뉴시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사람들이 어디론가 분주히 발걸음을 옮긴다. 가족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각박하고 고단한 세상살이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이날은 다르다. 비록 살림살이가 넉넉치 않아도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면 세상살이의 고충과 애환도 잠시 덜어낼 수 있을 터다. 가족이란 본디 그런 것 아닌가. 가는 길이 더디고 몸이 고단하다 할지라도 삼삼오오 둘러 앉아 굶주린 정을 나누다 보면 세상의 근심과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질 터. 추석은 제각기 뿔뿔히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그날 아침. SNS로 한 장의 사진을 건네 받았다. '슬픈 추석 차례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덩그라니 놓여진 사진 한 장. 광화문 광장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안에 차려.. 더보기
경주 지진 일어난 날, 2명의 노동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 경북일보 경주 지진이 일어난 다음날 새벽, 2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경주 지진의 여파로 KTX가 지연운행하면서 경북 김천역 부근에서 야간 선로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이 열차에 치여 숨진 것이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고는 지진으로 인한 열차의 운행지연 사실을 미처 통보받지 못해 일어났다. 생명과 직결된 위험한 야간 선로작업을 수행 중이던 그들은 왜 코레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을까. 이유는 먼 곳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코레일 정규직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코레일이 해당 업무를 외주화시켰고 노동자들이 운행지연 사실을 모른 채 작업에 나섰다 변을 당한 것이다. 위험을 외주화시키는 성장우선주의와 성과주의가 공공부문에까지 깊숙이 침투해있는 현실에서는 .. 더보기
이재현 CJ그룹 회장님, 사면을 축하드립니다 ⓒ 오마이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신문을 통해서 회장님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지 4개월 만에, 그것도 재벌 총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특사에 포함되셨다 하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특사가 되셨으니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회장님께서는 특사를 단행한 박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하셨더군요. 그런데 국민들이 뭐 한 것이 있겠습니까. 회장님이 감사해야 할 사람은 오직 박 대통령 한 사람으로 족하지요. 그럼에도 개·돼지나 다름 없는 미천한 국민들까지 챙기시는 회장님의 세심한 배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회장님의 감사는 온전히.. 더보기
세월호와 노란 리본, 그리고 산 자들의 도리 ⓒ 오마이뉴스 2015년 여름도 더웠다. 홍대에서 지인을 만나기로 한 그날,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탓에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러던 중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켠에 서 있던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노란 티셔츠를 입고 있던 그는 한 손에는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노란 리본을 들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동안 그 남자를 지켜 보았다. 그날 홍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이 그의 앞을 무심히 스쳐 지나갔다. 간혹 그에게 다가가 노란 리본을 건네 받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비할 바가 못되었다. 이 장면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자니 괜시리 서글퍼졌다. 그에게 다가가 짦은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노란 리본 다섯개를 건네 받았다. 그날 받은 리본들을 자동차 열쇠고리와 컴퓨터 가방, .. 더보기
불합리한 전기요금 누진제, 힘없는 서민들만 봉인가 ⓒ 오마이뉴스 전기요금 누진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누진세의 피해를 보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더위에 냉방을 위한 전기사용이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8일 전력 사용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기록됐다. 많은 가정들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로 그만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전기요금이다. 냉방 사용의 급증은 필연적으로 전기요금의 인상을 야기시킨다. 전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여하는 누진제도 때문이다. 누진세가 적용되는 현행 전기요금체계는 전기를 쓰면 쓸수록 요금이 비싸질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해서 벌어진 최저 요금과 최대 요금 사이.. 더보기
전두환 차남 재용씨의 수상한 교도소 이감 몇년 전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수백만원의 벌금을 감당할 돈이 없어 일당 5만원의 노역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공과금 납부할 돈이 없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최저임금을 받으며 '개·돼지'처럼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판결에 분노했고 절망했다. 이 사건은 법은 결코 만인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판사의 재량권에 달려있던 노역 기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황제 노역'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국회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국회는 벌금 액수가 1~5억원 사이일 때는 300일 이상, 5~50억원 사이일 때는 500일 이상, 50억원 이상일 때는 1000일.. 더보기
민중이 '개·돼지'라는 정신나간 정책기획관 지난해 개봉해 큰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은 청소년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에 육박하는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정치와 경제, 언론이 결탁한 우리 사회의 검은 치부를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 영화는 픽션과 넌픽션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간다. 실제 등장인물들은 현실 속 캐릭터들을 고스란히 차용했다고 해도 과함이 없다. 그 중 유력 일간지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캐릭터다. 강력한 펜의 힘으로 정치판을 설계하는 그는 극중에서 관객들을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대사를 날린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 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을 쓰시고 계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 연합뉴스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시켰던 문제의 대사가 어제(87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