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 경남FC는 지난 6일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광주FC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경남FC는 2부리그로의 강등이 확정됐다. 강등이 확장되자 경남FC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남FC의 2부리그 강등을 '지도부의 무능의 소치'라며 공언해온 대로 팀 해체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광주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FC가 2부리그로 강등되면 스폰서도 없어지고 더 이상 팀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글을 남겨 경기결과에 따라 팀 해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강등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 8일 "경남FC 사장, 임직원, 감독, 코치 전원 일괄 사표를 받도록 하라. 또 경남FC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감사 결과를 보고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팀 해체를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공공재인 시민구단을 두고 "프로는 과정이 필요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따라서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이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선 철저한 시장주의자로서의 비릿한 면모가 연출된다. 


이같은 장면은 아주 낯익은 모습이다. 그는 경남지사에 취임하자 마자 숱한 논란과 도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재마저 시장의 기준과 잣대로 평가하는 그의 철학과 독선으로 말미암아 100년이 넘게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온 진주의료원은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공공재인 시민축구구단 경남FC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경남의 절대군주 홍준표, 그의 눈밖에 나면 의료원도 축구단도 하루아침에 없어질 운명에 처해지게 된다. 해체종결자 홍준표. 나는 이제 그를 이렇게 부르겠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해체를 검토하겠다는 경남FC는 지난 2005년 12월5일 경남도민들의 도민주 공모로 프로축구 제14구단으로 창단했다. 경남FC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K리그에 참여했고 2008년과 2012년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탄탄한 실력을 갖춘 중위권 구단으로 명망을 이어왔다. 그런데 경남FC는 2013년 시즌부터 성적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경쟁력있는 중위권 구단으로 순항하던 경남FC의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원인을 다름아닌 홍준표 경남지사가 제공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사퇴압력으로 어제(9일) 경남FC 안종복 사장과 단장 등 임직원, 감독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 등 모두 26명이 경남도에 사표를 제출했다. 어제 사표를 제출한 안종복 사장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고려대 후배로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지사의 선거캠프에서 선거를 지원했던 인물이다. 안종복 사장이 경남FC의 대표이사로 임명될 당시 이런 이유로 보은인사라는 논란과 잡음이 많았다. 그런데 안종복 사장 취임 이후 경남FC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잦은 감독교체에 따른 조직력 약화가 주된 이유였다.


2013년 시즌을 최진한 감독 체제로 시작한 경남FC는 성적부진을 이유로 최진한 감독이 물러난 이후 송광환 감독대행, 일리야 페트코비치 체제로 시즌을 꾸렸고 2014년 시즌에는 다시 이차만 감독체제로 바꾸었다가 그 역시 성적부진의 이유로 사퇴하자 기술고문이었던 브란코 바비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면서 시즌을 운영해 왔다. 2년 동안 무려 5명의 감독이 교체되는 팀에게 정상적인 조직력을 기대하기란 난망한 일이다. 결국 경남FC의 경기력이 몰라보게 떨어진 이유는 안종복 사장 취임 이후 붉어진 잦은 감독교체가 그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FC의 팀 해체 불사 의사를 피력하면서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라는 고사를 인용했다. 이는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라는 뜻이다. 이 좋은 고사가 이런 식으로 사용되어 지는 것이 나는 못내 안타깝다.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과연 이 고사를 인용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안종복 사장이 경남FC의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그를 둘러싼 말들이 많았다. 언급한 것처럼 그가 홍준표 경남지사의 동문후배이면서 동시에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캠프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안종복 사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그를 경남FC의 사장으로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것이다. 


"사실 저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사장에서 물러난 뒤로 이제 축구팀은 맡지 않고 남북체육교류협회 일에만 힘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한데 지난 겨울에 홍준표 지사님이 몇 번이나 저를 찾아오셔서 구단 운영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거절했지요.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요. 한데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저와 각별한 친분을 맺고 있는 지사님이 여러 번 찾아오셔서 간곡하게 말씀하시기에 '그렇다면 부족한 힘이지만 경남 축구단의 발전을 위해 한번 최선을 다해보자' 이런 마음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겁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의인불용 용인불의'라는 말처럼 의심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람, 자신과 각별한 사람, 자신의 측근을 경남FC의 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FC 몰락에는 안종복 사장의 방만한 구단운영과 근시안적인 파행운영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과론을 절대시하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철학대로라면 안종복 사장을 임명한 그 자신에게도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책임에 대한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구단주로서의 냉혹한 칼날만 휘두르려 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공공재를 바라보는 그의 천박한 인식과 빈곤한 철학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시민구단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투명하게 경영하겠습니다." 이는 시민구단으로 옷을 갈아입은 성남FC의 신문선 대표이사가 지난 1월2일 취임식을 통해 밝힌 구단운영 방침이다. 그는 취임식에서 앞으로 구단운영을 함에 있어 정치로부터 독립한 투명한 운영을 할 것임을 공언했다. 현재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팀 중 상당수가 시·도민 구단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경남FC 역시 지난 2005년 도민들의 도민주 공모로 탄생한 시민구단이다. 물론 말이 시민구단이지 실제로는 정치인 자치단체장이 구단주를 맡고 있어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남FC의 신문선 대표이사는 바로 이 부분을 직시하고 있다. 열악하고 불안한 재정구조,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구단 운영, 정치권 등 외부적 요인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한계 등으로 인해 시민구단을 표방한 구단들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꽤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경남FC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경남FC의 한 해 예산은 130억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지자체로부터 직접 지원받는 예산이 약 20억원 가량이다. 나머지 부분은 기업 등으로부터 스폰서와 투자를 받아 충당하고 있다. 스폰서를 유치하는 것은 구단의 대표이사와 운영진의 몫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정치인 자치단체장의 파워와 입김이 스폰서를 구하고 투자를 확보하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시민구단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현실적으로 시민구단이 지자체의 도움없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구단운영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것이 다반사다. 구단이 정치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종속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구단운영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이사와 단장이 구단주인 자치단체장의 의중에 맞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기 일쑤다. 이를 막을 힘도 저항할 여력도 시민구단에게는 없다. 재정을 지자체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종속관계에 놓여있는 이상 구단주인 지자체장의 의사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경남FC의 안종복 사장의 경우가 그랬다. 


그가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까지 경남FC는 중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던 경쟁력있는 구단이었다. 재정적으로도 적자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방만하게 운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종복 체제로 갈아탄 후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적은 성적대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재정적으로도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2013년 3분기 경남FC의 적자는 66억원으로 K리그 구단 중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같은 결과가 안종복 사장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구단운영의 결과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경남FC의 몰락에 측근인 안종복 사장을 경남FC의 대표이사로 임명했던 홍준표 경남지사의 책임을 거론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필요, 이해타산에 의해 운신의 폭을 결정한다. 그들에게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과정은 따지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발언이 그저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란 뜻이다. 게다가 홍준표 경남지사는 가장 정치인다운 정치인으로 평가 받는다. 재선에 성공한 이후로 그는 거칠 것이 없다. 경남도의 절대군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며 전권을 휘두르며 도정을 운영하고 있는 그에게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는 시민구단은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다.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FC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것은 철저히 경남도민들의 판단과 행동에 달려 있는 문제다. 경남FC의 존폐의 칼자루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쥐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구단의 생사는 결국 도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도민들은 시민구단을 표방하며 출범한 경남FC가 자신들에게 과연 어떤 존재이고 의미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경남FC의 몰락에는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종복 사장의 책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무관심과 차가운 반응도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남FC의 2부리그 강등으로 촉발된 구단운영의 난맥을 구단 해체라는 초강수로 밀어붙이려 할 것이다. 애초부터 그에게 공공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철학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행보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정치인에게, 그것도 자본의 논리를 맹신하며 뼈속까지 시장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정치인에게 수익이 나지 않는 시민구단은 반드시 정리해야 할 필요악일 뿐이다. 하물며 100년 전통의 공공의료기관마저 폐업시킨 그에게 창단한 지 채 10년도 안된 시민구단의 존폐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시민들의 저항만이 해체 위기에 빠져 있는 시민구단 경남FC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 외의 묘수는 단언컨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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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4.12.10 08:23 신고

    슈틸리케 한국 국가대표감독이 쓴소리를 했더만요
    정치에 휘둘리는 K리그가 안타깝다고..

    산하 기관을 내것인양 생각하는 관료의 사고 방식이 문제입니다
    정치인들 다 이런 사고 가지고 있다 생각하니
    겁이 납니다..

  2. BlogIcon 하모니 2014.12.10 08:37 신고

    경남시민중엔 경남fc를 응원하는 팬은 소수에 불과한데 시민의 혈세를 들여가며 축구단을 운영해야 하지? 꼬우면 야구처럼 경남fc좋아하는 사람들이 돈을 각출해서 축구단 운영하덩가!! 축구같은 인기 종목이 왜 비인기종목에 투자해야할 소중한 세금을 가로채서 유지돼야 하는지 도통 이해할수가 없다.

  3.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4.12.10 10:39 신고

    홍준표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밥을 굶으면서 살아왔다는 사람이 진주의료원을 폐지하고 학급급시예산까지 삭감하고 이제 축구단까지....
    역사에 남을 인물입니다.

  4. Favicon of http://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2.10 16:27 신고

    진주의료원, 학교급식, 그리고 시민축구단...
    진짜..너무하네요..
    시민들이..목소리 높여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듯해요

  5. Favicon of http://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4.12.10 19:13 신고

    저는 홍 지사를 자기 우월적 사고의 전형인 인물로 봅니다.
    그의 권력욕은 정말 파렴치할 정도입니다.
    검사 출신의 정치인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홍 지사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한국 정치가 문제인 이유는 검사 출신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6.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4.12.10 19:35 신고

    이 양반에게 돈이니 경제니 하는 것을 빼면
    뭐가 있을까 싶네요.

  7. BlogIcon 희망버스 2014.12.11 02:58 신고

    헉~ 눈썹 문신은 왜? 진주 의료원이 정말 필요하신 분인데. 안타깝다.

  8. 정치문외한 2014.12.22 22:24 신고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지요. 죄값을 치룰 날이 어서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아쉬운 한판이었다. 태국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은 전반 33분 터진 최재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북한에 1-2로 역전패를 당하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이로써 12년 만에 우승을 노리던 대표팀의 정상 탈환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결승전이었다. 후반 4분만에 허용한 동점골은 수비의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며 뒤에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친 결과였다. 공격에 가담했던 최재영 선수의 복귀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의 커버플레이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측면 수비수의  걷어내기 실수에 의한 역전골은 두고두고 안타까운 장면으로 기억될 듯 하다. 수비수의 실수는 치명적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에 백패스라든가 경합상황에서는 보다 확실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 날의 경험이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보약으로 작용하게 되기를 바란다. 


공격에서도 몇 가지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 이승우 선수가 전반전 18분 화려한 개인기로 북한의 수비라인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날린 슈팅과 후반 막판 문전 경합 상황에서 연이어 놓친 찬스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후반 6분 경 이승우 선수의 단독 드리블을 북한 수비수가 몸으로 잡아챈 장면이 대한민국으로서는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파울이 없었다면 득점까지도 가능했었기 때문에 퇴장까지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심판은 경고만 주고 말았다. 만약 심판이 퇴장을 선언했다면 이후의 게임 양상은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날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은 예선전과 준결승전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많이 무거워 보였다. 북한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허물기 위해 여러가지 전술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했다. 특히 북한은 이승우 선수를 봉쇄하기 위해 협력수비는 물론이고 공간 자체를 내주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승우 선수를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해 온 듯이 보였다. 볼과는 상관없는 지역에서도 몸싸움을 통해 이승우 선수의 신경을 계속 자극했고, 이승우 선수가 공을 잡으면 거친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엔 차라리 이승우 선수가 좀 더 미드필드 쪽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날은 밀집된 최전방에서만 플레이를 하다보니 이승우 선수 특유의 모습이 나타나기는 힘들어 보였다. 현존 최고의 플레이어인 메시와 비견되는 이승우 선수의 장점이 극대화되기 위해선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 날은 공간 창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것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이 되었다. 이 말은 역으로 북한의 수비전술 및 수비 조직력이 대단히 효과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 감독의 평가대로 '특기있는' 이승우 선수 중심의 플레이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상대방을 반드시 리드하고 있어야만 했다. 공격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는 상대 수비의 넓은 공간은 이승우 선수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메시의 바로셀로나가 고전하는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갈린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전의 실점 상황이 못내 아쉬운 것이다. 특히 역전골을 허용한 이후 상대방이 문을 걸어 잠근 밀집된 공간에서라면 아무리 이승우 선수라 하더라도 상황을 반전시키기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기고 있을때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지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배울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아쉽게도 결승전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는 우리선수들의 미래가,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가 대단히 밝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린 대회였다. 특히 이번 대회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승우 선수는 압도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클라스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떠올랐다. 모 스포츠 해설가의 말대로 대회 내내 그는 자신이 진짜 '물건'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두 세 사람은 가볍게 제쳐버리는 발군의 개인기량, 파이팅 넘치는 자신감, 독불장군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무색케 만드는 동료들과의 끈끈한 호흡과 리더십까지 보여주며 그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우 선수는 5골을 기록해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그는 "슬프다. 최우수선수가 됐지만 우승하지 못해 아쉽다. 팀이 패배해서 MVP와 득점왕은 기쁘지 않다. 끝까지 힘껏 뛰어준 동료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한편 동료들에게 공을 넘기는 겸손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어린 선수의 소회와는 달리 대표팀과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슬픔과 아쉬움 보다는 기대와 희망, 기쁨과 설렘의 감정이 대부분인 것 같다. 비단 이승우 선수 뿐만이 아니라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경기력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제 불과 16살이고 아직도 성장 중이라는 점에서 이 선수들의 기량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슬퍼할 일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축구는 이 어린 선수들을 통해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보았다. 끝까지 분투한 선수들과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당신들은 진짜 감동이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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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4.09.21 09:55 신고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현실보다는 꿈과 미래를 더 봐줘야 하겠지요.
    졌지만 멋있었습니다.

    • Favicon of http://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9.21 10:33 신고

      네, 잘했어요.
      오늘은 정치 현안에서 벗어나 이 어린 소년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네요.
      특히 이승우 이 친구가 보여준 재능의 끝을 보고 싶네요.
      정말 물건이라...

      ^^

  2. Favicon of http://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9.21 21:15 신고

    경기는 제대로 못봤는데..너머로 들리는 아쉬움과 환호를 들었답니다.
    이승우선수에 대한 칭찬이 넘치더이다. 그 칭찬속에 가슴벅찬 기대도 곁들여져서 흥분하면서..이야기 하던데요..
    들으면서 저도 같이 신이나더만요..
    그래요..뭔가 희망을 준다는거...참 사람 기분좋게 해주는 뭔가 특별한 것인듯해요.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4.09.22 13:10 신고

    이 승우 선수 승승장구 하길 바랍니다

홍명보, 그는 한국 축구의 엘리트 코스란 코스는 모조리 섭렵한 축구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전설로 추앙받는 선수다. 축구명문인 동북고와 고려대 출신인 그는 우수한 기량과 품성을 바탕으로 어린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1990년 이태리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4회에 걸쳐 월드컵에 참가했고, 대한민국 축구선수로는 유일하게 FIFA 100에 선정되는 등 축구선수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린 한국축구의 대들보같은 존재다. 


은퇴 이후의 지도자 생활도 선수생활만큼이나 화려했다.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06년 월드컵 대표팀 코치로 발탁되었고, 이후 2009년 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그 해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18년 만에 팀을 8강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일구어 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본을 꺽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감격적인 드라마를 연출시키기도 했다.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홍명보만큼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선수가 또 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독보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적어도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는. 





그러나 인생사 호사다마라 했다. 인생은 얄궃게도 전혀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개인의 삶을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때로 인간의 힘으로는 달리 어찌해 볼 수 없는 불가항력에 의해 개인의 삶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 대부분은 인간 스스로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탐욕에 의해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미국 프로야구의 최다안타 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트 로즈는 신시내티 레즈 감독 시절 도박에 이은 승부조작파문으로 야구계로부터 영구 제명되었다. 이제 메이저리그 선수시절 보여주었던 화려한 플레이어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는 그저 도박과 승부조작에 연루된 '영구 제명'이란 딱지가 붙은 부끄러운 선수로 기억될 뿐이다. 88서울 올림픽에서 캐나다 육상선수였던 벤 존슨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란 영광스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영광과 영예는 불과 삼일 만에 치욕과 수치로 바뀌었다.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이 검출되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에서 세계 최악으로, 그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스포츠계에서 이같은 사례들을 찾는 일은 너무나도 쉽다. 대한민국이 낳은 불세출의 축구영웅이자 레전드인 홍명보 감독에게 피트 로즈와 벤 존슨의 사례와 비교하는 무례(?)를 범하게 되는 이 상황을 필자로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황은 그동안 홍명보 감독이 쌓아온 명예와 영광에 거대한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의 졸전과 그의 재신임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이른바 '축피아' 논란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땅투기' 의혹이 세상에 알려졌다. 월드컵 이후 갖은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를 비난하는 측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크게 땅을 구입한 시기와 목적 두 가지다. 먼저 땅을 구입한 시기를 보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5월 15일 경기 성남 분당구 운중동 토지 79.35평을 약 11억원에 매입했다고 한다. 매입시기가 월드컵 대표팀 소집훈련기간(5월 12일 소집)과 정확히 일치한다.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선정 약 3주 전에 10%의 계약금을 지불했다고 하니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과 이후 대표팀 소집 및 운용에 집중할 수 있었겠느냐는 주장이다. 


땅의 구입 목적에 대한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구입한 땅은 그룹 총수들과 유명 연예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신흥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연고도 없는 곳에 거주목적이 아닌 용도로 토지를 구입한 것이 투기목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홍명보 감독이 처지가 딱 그짝이다. 대표팀 엔트리 선정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월드컵에서의 역대 최악의 졸전과 재신임에 이은 이번 땅투기 논란으로 탄탄대로를 달려온 홍명보 감독은 지금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처럼 홍명보 감독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월드컵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본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지구상의 어느 감독도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땅을 보러 다니지는 않는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입장에서도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는 있다. 매입 과정은 대리인이 주도했을 뿐이고 자신은 그저 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뿐이라든지, 매입 목적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투기가 아닌 다른 목적 이를테면 실제 주거용도였다든지 등의 해명을 할 수도 있다. 또 어쩌면 언론에 의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사실이 왜곡되었을 수도, 과대포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그의 행위가 월드컵을  목전에 둔 대표팀의 감독으로서 보여줄 합당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구상의 어느 축구 대표팀 감독도 월드컵을 눈 앞에 둔 시점에 땅을 구입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이 선수 시절 국민에게 엄청난 감동과 환희를 안겨준 것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해주는 축구계의 레전드다. 그러나 축구선수시절과 감독시절에 대한 평가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축구 코치 라이센스가 없었음에도 2006년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이후 최근의 유임에 이르기까지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작심하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소위 '축구협회라인'의 인사다. 러시아에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에 의해 대한빙상연맹의 파벌문제가 도마 위로 오르기 훨씬 전부터 대한축구협회의 파벌과 전횡들은 축구팬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에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최근 월드컵 참패를 계기로 재점화된 '축피아' 논란은 그만큼 오래되고 해묵은 축구계의 병폐이자 적폐였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병폐들의 축소판이 바로 대한축구협회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을 통해 우리사회에 드리워진 참담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그가 대한축구협회의 비민주적 전횡들과 부조리를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병폐와 적폐들을 깨뜨리려 하는 대신 그 속에 철저히 동화되어 공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우리사회의 기득권들이 살아가는 주류적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필자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과 이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에서 차이점을 도무지 발견해 낼 수가 없다. 그들은 특혜와 특권은 줄곧 누리면서도 책임감은 전혀 없고, 파벌과 줄세우기에 앞장 서며 개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철저히 무시해 왔다. 이런 조직체가 건강하게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홍명보 감독이 받고 있는 비난이 어쩌면 과하다고 혹자는 여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사회적 담론들의 본질적 의미를 성찰하지 못한다면 단언컨대 우리사회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의 땅투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논란들은, 그래도 이 사회가 건강하고 합리적으로 작동하길 바라는 사회 구성원들의 관성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여전히 효용가치가 있다. 





*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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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08 10:05 신고

    사실이라 해도...
    그것보다는 한국축구가 이번에 보여준 그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되돌아 보지않으면 안된다는 걸...축구협회가...쫌 알아들었음 좋겠습니다...ㅠㅠ

    • Favicon of http://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08 11:01 신고

      사실 축구협회는 오래전부터 썩어 있었어요. 본문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사회의 축소판이라 보시면 됩니다. 학연, 지연, 인맥, 파벌, 거기다 막대한 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비리의 아지트죠. 어디 썩지 않은 곳이 없겠습니까만, 축협이야말로 그 핵심중의 핵심이라 할 만 하지요. 홍명보는 사실 저도 아끼는 사람인데, 참 안타깝네요. ㅜㅜ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

그는 대한민국이 낳은 스포츠 영웅이자, 볼모지였던 대한민국 수영을 세계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환희를 선사하며 고군분투했던 박태환 선수도 이제 어느 덧 선수인생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수영선수로서 많은 나이인 24살, 게다가 신체적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동양인입니다. 그가 지난 런던올림픽 이후 다시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는 이미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었고,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본다면 수영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제 은퇴를 선언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포기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올 초 그는 새해 근황을 전하며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다시 처음부터 한걸음 한걸음씩 준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이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대를 알고 있는 만큼 스스로 자신감을 부여해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며 국민들의 변함없는 격려와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필자는 선수생활의 정점을 찍은 박태환 선수가 그동안의 힘겨웠던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쉼을 통해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기를 바랬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박태환 선수는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상의 기쁨과 감동을 이미 안겨주었고, 오직 수영 하나에 인생을 모두 걸었던 이 젊은이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부담감을 털어버리고 삶의 제 2막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박태환 선수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도전을 선택했고 그 힘들고 어려운 길을 또 다시 걸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박태환 그는 영원한 전설이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선수는 다시는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의 앞날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듯이 24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는 수영선수로서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될 것이고, 수영종목의 특성 상 박태환 선수의 신체적 조건 역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습니다. 서양선수들은 물론 중국의 쑨양조차 신체적 조건이 박태환 선수에 비해 월등히 뛰어납니다. 사실 그동안 박태환 선수가 보여주었던 성적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수영의 볼모지 대한민국에서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고 세계정상에 올랐다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박태환 선수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수영에서 이런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독보적인 선수입니다. 그렇기에 온 국민이 박태환 선수에게 열광했고, 국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일반기업들도 그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지난 8년을 박태환 선수는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중간에  잠시 절의 순간을 겪기도 했지만,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다시 세계 최고의 수영선수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 해 런던올림픽은 박태환 선수가 선수로서의 최고의 정점에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세계기록을 달성하겠다고 하는 본인의 의지와 신체적 리듬이 거의 최고조에 이르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부정출발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종목이었던 400M에서 2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세계 제일이었고, 세계 제일이어야만 했습니다. 본인은 상관없는데, 국민들도 상관없는데 박태환 선수를 후원했던 기업이나 대한수영연맹에게는  박태환 선수는 언제나 세계 1위의 선수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꼭대기에서 내려온 박태환을 후원하는 기업이 없다


올림픽이 끝나고 박태환 선수는 잠시 휴식을 시간을 갖은 뒤 다시 선수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그를 후원했던 SK텔레콤은 더 이상 박태환 선수와의 스폰서 계약을 이어나갈 의향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SK텔레콤은 박태환 선수가 이미 선수로서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의 결과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의 나이, 신체적 조건, 중국 쑨양의 무서운 상승세 등등을 고려하면 박태환 선수가 이제 더 이상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후원을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철저히 기업의 이윤을 생각해야 하는 생리상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지도 모릅니다. 시쳇말로 돈이 안되는 일에 기업이 나설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지금 호주현지 훈련 중에 있습니다.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자비를 들여 훈련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만간 (후원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의존하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겠다. 열심히 하다 보면 그쪽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박태환 선수의 출국 기자회견 모습이 참 씁쓸함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그런데 씁쓸함을 자아내는 것은 비단 후원사들의 모습뿐만이 아닙니다. 


박태환 포상금 지급하지 않는 대한수영연맹


박태환 선수는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런던올림픽 은메달 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대한수영연맹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되어야 할 포상금 5000만원을 박탈한 것입니다. 새로 선출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이 지난 9일 이사회에서 다이빙 기대주 2명의 중국 전지훈련 비용으로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될 예정이던 포상금을 쓰겠다는 안건을 올렸고 바로 통과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영연맹측은 박태환 선수에게 어떤 동의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상금 박탈의 이유는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신임 이기흥 단장의 '괘찜죄'에 걸린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는 런던올림픽 기간 중 자신의 경기가 끝나자 한국으로 돌아갈 의향을 보입니다. 먼저 경기가 끝났던 메달리스트 선수들도 비슷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메달리스트들의 입국을 늦춰 함께 귀국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박태환 선수와 마찰이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메달리스트들은 먼저 귀국하게 되었지만 선수단장이었던 이기흥 현 수영연맹 회장의 눈밖에 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올림픽 이후 마련된 수영연맹의 행사에 박태환 선수가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기흥 회장과 이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수영연맹측은 "특별한 사유가 생기면 포상금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규정이 있다"라고 밝혔으나 연맹측이 주장하는 '특별한 사유'는  결국 '괘씸죄'인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에게 '괘찜죄'를 적용한 대한수영연맹측이 참으로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박태환


필자가 런던 올림픽 이후 박태환 선수의 은퇴를 바랬던 것은 바로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1등 지상주의에 빠져있는 무한경쟁의 정글인 이 곳에서 선수로서의 정점을 찍은 박태환 선수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지원과 관심 속에 운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박태환 선수가 인간적인 상처를 받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나 최고였던 박태환 선수를 지원하던 후원사도, 박태환 선수로 인해 천덕꾸러기에서 일약 국가와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대한수영연맹도 박태환 선수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냉정하고 잔인하게 등을 돌려버렸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지금 어떤 심경일까요? 오직 수영 밖에는 몰랐고, 지금도 할 줄 아는게 수영 밖에는 없는 이 젊은 선수가 자신에게 매정하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대한민국 수영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젊음을 불살랐던 이 젊은이가 맞닥뜨리게 된 이 비정한 현실을 아무런 상처없이 극복해 낼 수 있을까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남들 다 가는 큰 길 놔두고 좁은 길로 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굽이굽이 시골길도 돌아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쉬운 길을 마다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도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이제 편한 길을 가도 될텐데,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지키면서 남들처럼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 그만해도 될텐데 멈추지 않습니다. 편한 길 놔두고 힘든 길을, 쉬운 길 놔두도 어려운 길을 굳이 가겠다고 합니다. 참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바보같은 사람들을 볼 때면 괜시리 미소를 짓게 됩니다. 세상의 이치와 세상이 요구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선택을 믿으며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절로 마음이 벅차 오르고 함께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태환 선수 당신은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상관없이 언제나 최고였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묵묵히 당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사태를 사과하고 포상금을 지급해야

 

그리고 대한수영연맹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수영을 위해 자신의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젊은이에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대한민국 수영을 세계가 주목하게 만들고, 온 국민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선수에게  고작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 정도입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하려는 선수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동기를 부여해주어도 모자랄 판에 하는 짓이라는게 규정대로 지급해야할 포상금을 규정을 어겼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박탈하는 것입니까? 당장 박태환 선수가 은퇴를 하게 되면 세계대회는 커녕 아시안 게임에서 조차 메달 하나 따기 힘든 현실에서 기껏 대한민국 수영의 위상을 드높여 주었더니

결국 한다는 짓이 조폭 양아치 수준의 행동을 보이고 있군요. 대한수영연맹의 이 졸렬한 행태를 이해할 국민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습니다.  정부든, 정치권이든, 체육계든, 교육계든, 문화계든, 방송 언론계든, 법조계든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대한수영연맹의 이번 조치는 국민의 상식과 맞지 않는 전혀 동떨어진 것입니다.  대한수영연맹 회장 이하 이사진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박태환 선수와 국민들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당장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되어야 할 포상금을 규정대로 지급하십시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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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lsl 2014.09.21 18:48 신고

    박태환 전에도 박태환 후에도 그와 같은 기량이 있는 선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수영으로 한국이란 이름을 거론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죠
    오로지 하늘이 선물로 주신 체력, 재능과 자신의 눈물겨운 노력과 연습 관리로 세계 정상에 우뚝서고 그 정도의 레벨에 있는 박태환입니다 체력문제가 절대적인 수영에서 아시아게임만 3번째 출전하고 있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수영연맹뿐 아니라 빙상연맹을 비롯 각종 스포츠연맹은 기껏 파벌싸움과 부조리로 기득권만을 챙기며 차라리 악의 축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김연아는 완벽한 피겨계의 여싱 레전드인데 유일한 단점은 한국이라는 국적이라는 말까지 하겠읍니까!!
    박태환도 연맹의 푸대접과 악의적인 무관심으로 경제적인 이유와 마음고생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을때 보다 못한 국민들이 나서서 힘을 주었습니다 정치적 타락이 결국 사회 곳곳이 타락으로 이어졌고 이미 시대의 흐름이 된듯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비극입니다 자신들의 기득권 앞에서는 박태환이 아니라 박태환보다 더한 능력자가 나와도 자신들의 손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 가치와 의미는 헌신짝처럼 버릴것입니다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스포츠인 보다 만년 스포츠 후진국이 될지라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누리는 것이 훨씬 중요한 한국 스포츠계입니다
    다만 박태환 수영장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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