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미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를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1950년 겨울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근처에 고립된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퇴각하면서 벌어진 이 전투로 한미 양국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장진호 전투는 당시 미국 내에서 역사상 최악의 패전이라는 자책이 나올 만큼 많은 희생이 따른 전투였다.

그러나 장진호 전투는 남하하는 중공군을 지연시키며 한국군과 유엔군, 피란민 등 20만여명을 철수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부모 역시 당시 피난 행렬에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미국 순방의 첫 공식일정으로 정한 것도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의 특별함과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는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미 해병대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영상은 공유 숫자만 5천개가 넘었고, 댓글 역시 2천개가 넘게 달렸다. 댓글 중에는 아버지가 당시 미 해병 1사단으로 전투에 참전했다면서, "아버지가 하늘에서 이 장면을 보고 웃고 계시리라 확신한다"는 내용이 실려 커다란 호응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은 현지 교민사회 역시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뒤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교민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블레어 하우스 앞에서 교민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문재인 꽃길만 걷자", "우리 이니 하고 싶은거 그냥 다해" 등의 피켓을 든 교민들이 문 대통령을 뜨겁게 환영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영합니다", "보고 싶었어요", "대통령 문재인"을 외치는 환영 인파들 속에서 일일히 교민들과 눈길을 맞추고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앞으로 3일간의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 도착해 잠시 숨을 돌리는데 바깥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린다"면서 "열정 가득한 우리 교민들의 응원으로 큰 힘을 받았으니 방미 첫날의 많은 일정을 힘차고 또 순조롭게 해 나갈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 순방에 나선 대통령이 경호 차량에서 내려 현지 교민들과 일일히 스킨십을 나누는 장면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빡빡한 일정 탓에 대통령은 곧장 경제인 간담회장으로 출발해야 했지만, 저 뜨거운 함성을 듣고 어찌 그냥 가겠냐"며 "한분 한분 가능한 많은 교민과 손을 잡고 눈을 맞췄다"고 부연 설명했다. 국내에서 하던 모습 그대로다. 취임 이후 소탈, 소통, 탈권위 행보로 숱한 화제를 낳은 문 대통령의 열린 스킨십이 미국 순방 중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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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은 불통의 권위적 리더십을 고수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지난 2014년 9월20일 박 전 대통령은 4박7일의 일정으로 북미 순방길에 올랐다. 당시 언론은 스티븐 하퍼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한국과 캐나다 비지니스심포지엄, 유엔 기후정상회의·유엔 총회·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급 회의, 교민 간담회 등에 참석하는 박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깨알같이 보도했다. 

그런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박 전 대통령의 당시 북미 순방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북미 현지 교민들이 박 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곳곳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것이다. 교민들은 당시 첨예한 이슈였던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며 시위를 벌였다. 개중에는 "박근혜는 한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교민들도 있었다. 그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이 교민을 피해 행사장 정문이 아닌 다른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서 교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한 이유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보편적 가치와 충돌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탓이 컸다. 박 전 대통령은 상식과 공정을 허무는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임기 내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정원 사건,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국정교과서 파문 등 크고 작은 현안에서 상식과 이성을 뒤흔드는 권위적이고 퇴행적인 국정운영으로 공분을 샀다.

그 중 최악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였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세월호 참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모습으로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사건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던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무책임하고 몰인정한 통치자의 면모를 드러냈던 것이다. 해외 교민들이라고 해서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가는 곳마다 해외 교민들의 시위가 끊이질 않았던 이유일 터다.

몇년의 터울을 두고 벌어지는 두 대통령의 서로 다른 해외 순방 풍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격의없이 소통에 나서는 당당한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모국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부조리와 불의에 항의하는 성난 교민들의 시위에 체면을 구겨야 했던 대통령도 있다. 이 극명한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문 대통령부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은 모두 끝이 좋지 못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크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퇴임 전후에 이르러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다들 불행한 시기를 경험해야 했다. 이를 두고 누구는 제왕적 대통령제 탓이라고 했고, 누구는 권력의 어쩔수 없는 속성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시스템이, 권력이 늘 그런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박수를 받으며 떠난 대통령들도 있다. 우리도, 그런 길을 걷는 대통령을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 떠나보내는 것을 아쉬워하게 만드는 대통령. 대통령을 향한 기대와 바람이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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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30 09:52 신고

    국가의 자긍심을 회복해야합니다
    비위를 맞추고 추태를 부리는 정상외교는 이제 그쳐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7.01 05:46 신고

    박수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
    우리 모두의 소원일겝니다.

    정말 비교되는군요.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01 08:40 신고

    정말 지금의 모습이 주욱 이어져 퇴임때도 한결 같은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4. Favicon of http://yoo3290.tistory.com BlogIcon 친절한엠군 2017.07.01 20:22 신고

    정치는 아무리 봐도 진짜 어려운것 같더라고요ㅠ.ㅠ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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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총선 직후인 지난해 8월 열렸던 전당대회와 단순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총선 패배의 여진이 있는 가운데 치러진 당시 전당대회는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나름 흥행에도 성공했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명색이 제1야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언론은 물론이고 대중의 관심 역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6월 3주차 주간동향 조사에 따르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2%포인트 빠진 14.5%를 기록하고 있다. TK·PK라는 탄탄한 지역기반과 보수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40% 안팎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이던 1~2년 전의 상황에 비하면 믿을 수 없는 결과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두가 안다. 미증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분당, 그리고 이어진 대선에서의 패배. 한국당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중요한 것은 바로 그래서다. 참담한 실패의 과정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낡은 정치 관행과 결별해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길만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당이 재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당안팎으로부터 뼈를 깎는 혁신의 요구가 분출되고, 지역주의·색깔론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 문법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국당에 덧씌어져 있는 '수구'의 이미지를 벗겨내지 못하는 한 당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입으로는 미래와 혁신을 주창하고 있으면서 정작 그들의 시선은 과거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의 잘못에 대한 냉혹한 평가도, 책임도 없다. 행동이 따르지 않은 외침, 반성과 책임이 결여된 혁신과 개혁은 어디까지나 기만이자 자기부정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당의 변화가 기대난망인 이유다.


한국당 당권주자들의 TK지역 합동토론회가 열렸던 28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 과거를 붙들고 열심히 씨름하는 노쇠한 정당의 현주소를 이곳에서 엿볼 수 있다. 이날 당권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TK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지역주의와 색깔론, 그리고 편향된 이념과 철학을 드러내 보였다. 이 와중에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TK의 희망이며 중심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산 자들의 욕망은 이처럼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교묘하게 뒤섞으며 대중의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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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공과가 있지만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대통령들이 TK의 희망이었고, 또 중심이다"(홍준표 후보), "우리당이 국민과 함께 국정불안의 씨앗을 파헤쳐서 안보불안감을 해소시켜드리고 우리당이 대한민국 경제성공신화를 만든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어낸 한강의 기적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원유철 후보),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고 한국당의 위기를 막지 못했다. 지금 너무 어렵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번영을 이끌어온 보수의 자존심을 저와 다시 살려 내야하지 않겠나"(신상진 후보).

세 사람은 무너진 당을 일으켜 세우고, 보수진영을 재건하겠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동원하고 있는 수단과 방법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과거를 소환함으로써 현실의 곤궁함을 탈피하려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구시대적인 정치 문법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그런 낡은 정치 공세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그런 구태 때문에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저들 중 누구도 호명된 인물들의 과거의 잘못과 오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거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과는 존재하기 마련이며, 그로 인한 논쟁 역시 피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공'만 취합해 기억하겠다는 것은 반쪽짜리 기억을 이식하겠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 일례로 이 땅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루었다고 저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찬하는 박정희의 이면에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독재의 그림자가 어려있다. 박정희 시대에 비약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졌다고 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철권통치의 악몽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과 '과'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홍준표·원유철·신상진 후보의 인식이 이 기본적인 상식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저들의 박정희 찬가가 지극히 불편한 이유다. 물론 저들이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TK지역은 박정희의 그림자가 지배하는 땅이다. 죽은 독재자가 '반인반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곳에서라면 박정희에 대한 찬가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그 시대에 맞는 '시대정신'이라는 것도 있다. 촛불정국에서 확인된 2017년의 시대정신은 구시대적인 시스템, 관행과의 절연이다.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적 요구인 적폐청산의 요체가 바로 그것에 있다. 정경유착, 권위주의, 부정 부패와 같은 개발독재시대의 유산과 결별하라는 것이 이 시대의 명령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박근혜 탄핵'은 박정희 시대의 종언을 구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박정희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에 걸맞는 정치·사회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라는 소명이 이 사회에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철 지난 색깔론으로 무장한 채 시대정신과는 동 떨어진 얘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모습은 흡사 TK에 갇힌 개구리를 연상케 한다. 낡은 것에 집착하는 정당이, 변화와 혁신을 주저하는 정당이,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는 정당이,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쇠락하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어쩌면 한국당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 노쇠한 정당의 미래가 지극히 불투명해 보이는 이유다.


※ 위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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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9 08:12 신고

    TV토론 참 가관이더군요
    무슨 깡패두목 뽑는것 같았습니다 ㅋㅋ

  2.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6.29 12:07 신고

    미래란 과거의 반성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들을 보면 반성은커녕
    한물 지난 정치선동이나 하고 있습니다.
    제발 사라져주길...

  3.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29 19:50 신고

    자한당은 적폐 몸통입니다.
    반드시 죄과를 받아야 합니다. 정당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4.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30 04:34 신고

    이해 안되는 자한당이지요.
    에고고...ㅠ.ㅠ

ⓒ 오마이뉴스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 사건으로 크게 휘청이고 있다.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점점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개입한 정황이나 당 차원의 조작·묵인 흔적이 드러나면 당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일단 증거 조작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당 차원의 조직적 공모는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은 증거 조작 사실을 최근에서야 인지했다면서 당의 주요 관계자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의 조작 지시가 밝혀지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강조하며 당 차원의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증거 조작이 이유미씨의 독단적인 개인적 일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국민의당을 정조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선거부정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민의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도 한 목소리로 국민의당을 비판하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불법적으로 증거를 조작해서 대선에 개입한 사태의 중대성으로 미루어 단순히 사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시민사회 역시 국정원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불거진 대선 정치공작 사건에 격앙된 분위기다. 27일 국민의당 홈페이지 '국민광장' 게시판은 녹취록 조작 사건을 비판하고 성토하는 항의성 글들로 가득찼다. 누리꾼들은 지난 대선에서 조작된 증거를 바탕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던 국민의당의 구태 정치를 맹비난하면서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의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역시 이날 입장문를 통해 국민의당이 "검찰 출신 등 법조인 여럿을 의원으로 두고도 조직적인 공세를 펼친 중대 사안을 검증하지 않고 본인들도 당했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꼬리자르기', '물타기'로 덮어져서는 안 될 중대 범죄"라며 "정치공작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엄중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통해 국민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이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을 주장하고 나서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있어서는 안 될 천인공노할 증거 조작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면서 "문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과 증거 조작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특검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국민의당 내부에는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특검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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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일각에서 특검 목소리가 분출되자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즉각 거들고 나섰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녹음파일이 조작이라고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자체가 조작인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도 관련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고,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문준용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특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것이 맞다"며 숟가락을 얹었다. 야당은 이참에 다른 두 사안인 녹취록 조작 사건과 취업 특혜 의혹을 하나로 엮어보겠다는 심산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특검 주장에 바로 응답한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다. 상대의 위기는 곧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검이 열리게 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사면초가에 빠진 국민의당과 정부여당을 한꺼번에 묶어 공세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당의 특검 주장 역시 국면 전환용의 성격이 짙다. 당에 쏠린 세간의 시선을 특검 수사를 통해 덜어내겠다는 것으로, 국민의당 혼자서 모든 비난을 떠안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 이번 사건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특검이라는 것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가능성이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증거를 완전히 조작해서 채용 비리가 있는 양 뒤집어씌운 혐의이고, 내버려둬도 검찰이 수사를 잘 할 것 같은데 특검할 필요가 뭐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검하자는 얘기는 저쪽도 여전히 의혹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나. 이것이야말로 대선 불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이유미씨의 진술과 국민의당 발표의 진위 여부는 검찰에서 규명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리하면, 국민의당의 주장은 또 다른 정치공세에 불과할 뿐 특검이 필요없다는 얘기다.

특검에 대한 이견은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분출되고 있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이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특검 주장이 "국민에게 이 문제를 구태의연한 정치공방으로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당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박주선 위원장 역시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준용씨 특혜 의혹을 특검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지금 현 단계에서는 적절치 않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당 내부에서도 특검을 둘러싸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혼선은 증거 조작 파문에 대한 당내 대응방안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풍전등화에 빠진 국민의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증거를 조작해 선거판을 뒤흔드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를 부정하는 중대 범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국민의당을 거세게 성토하는 것도 증거 조작 파문의 본질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아직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국민 앞에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얕은 수를 쓰고 있으니 말이다. 꼼수로는 정수를 이길 수 없다는 바둑 격언이 있다.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특검 꼼수를 부리고 있는 국민의당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격언이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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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28 11:16 신고

    진짜 꼼수...꼼수입니다.ㅠ.ㅠ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28 20:57 신고

    참 어이없네요.
    이게 새정치라면 헌정치가 필요하겠습니다.
    국민의 당은 존재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6.28 23:24 신고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완전하게 사라지는 당이 되길 바래봅니다

  4.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9 08:14 신고

    적어도 이 준서 최고위원이 몰랐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긴가민가하면서 부추긴게 확실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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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고심 중인 국민의당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로 제시했던 카카오톡 메시지와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이 지난 5월5일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의 증언으로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언론에 발표했지만 당시 카카오톡 캡쳐 화면과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이날 당시 이준서 최고의원이 평당원인 이유미씨로부터 카카오톡 캡쳐 사진과 녹음파일을 제보받았고, 당 차원의 자료 검토를 마친 뒤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압박을 느낀 이유미씨가 지난 24일 당에 조작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에 "하루 속히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박주선 위원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의 사과 내용 중 몇 가지 석연찮은 점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선 위원장은 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의 증거로 제시된 카카오톡 캡쳐 사진과 음성파일은 평당원인 이유미씨가 자발적으로 제작한 것이며,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의 주요 관계자들이 관련 자료가 조작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을 확산시킨 당사자인 이유미씨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여수갑 지역 경선에 출마했을 정도로 지역 정가와 당 내부 사정에 익숙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안철수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로 지난 18대 대선 무렵부터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하며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이기도 하다. 박주선 위원장의 해명과는 달리 이유미씨를 단순 평당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이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백혜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이 사과를 했지만 검찰 수사를 앞두고 조직적인 공작과 조작을 덮기 위한 꼬리짜르기식의 사과는 아닌지 의문"이라며 "당시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 책임자들이 과연 이 사실을 몰랐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혜 채용 의혹 조작 과정에 당 주요관계자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안철수 전 대표까지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의 중심인물로 지목된 이유미씨가 국민의당의 해명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아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26일 'JTBC 뉴스'는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증거 조작이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는 이유미씨의 주장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증거 조작이 이준서 전 최고의원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 것이다. (관련 기사 : [단독]  국민의당 이유미 "지시로 한 일" vs "직접 조작")


ⓒ 오마이뉴스


실제 이유미씨는 당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선거 때 문 후보 아드님 비방과 관련해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자료를 만든 일로 오늘 남부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에서는 사과문 발표하고 저희를 출당 조치할 것입니다. 당이 당원을 케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많지만 나중에 할게요 ㅠㅠ. 혹시 피의자로 전환되어 구속될까봐 두렵습니다. 제 편이 아무도 없네요"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유미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주선 위원장의 사과와 해명은 진실과는 거리가 먼 '허위'이자 '꼬리짜르기' 사과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증거 조작의 당사자인 이유미씨가 결과적으로 '배후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유미씨에게 증거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서 전 최고의원이 안철수 전 대표의 추천으로 등용된 인사라는 사실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민주당이 증거 조작 사건의 배후로 안철수 전 대표로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 증거 조작으로 국민의당은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지게 됐다. 박주선 위원장이 신속히 진화에 나섰지만 증거 조작의 당사자인 이유미씨가 국민의당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이번 파문이 '진실 공방' 성격으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에서 준용씨 특혜 채용 의혹으로 문 대통령에게 무차별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퍼부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파문은 국민의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저하시킬 악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증거 조작에 자신의 측근들이 개입된 사실이 드러난 이상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 역시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선 이후 외부노출을 최소화면서 당의 진로와 정체성을 고민해오던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적 재기의 시기를 조율해 오던 터였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치를 전면에 내세워왔던 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의 측근이 개입된 증거 조작 파문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며 당의 존립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에서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공작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증거 조작 사건까지 터졌으니 국민의당의 입장은 더더욱 곤궁해지게 됐다. 박주선 위원장이 발빠르게 사과에 나서며 검찰의 엄정 수사를 주문하고,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번 파문의 파장을 직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 증거 조작에 대한 국민의당의 사과와 해명에 석연찮은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사태가 외려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해 졌다는 의미다. 당의 정체성과 노선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오락가락' 행보로 호남지역 민심과 중도·보수층의 외면을 받아온 국민의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됐다. 설상가상이요, 엎친 데 겹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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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7 08:18 신고

    누가 봐도 뻔해 보이네요
    안철수 사과하고 이준서 최고위원 시인하고 죗값 치뤄야 합니다
    아주 후진적인 비열한 수법을 썼습니다

ⓒ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하고 그래도 이게 국회이기 때문에 저희는 협치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끝까지 노력을 해 볼텐데. 정말 정말 끝까지 막으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하고 상의를 좀 해 봐야죠."

'울컥 우원식'으로 화제가 됐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안 등 국정 운영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추경안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설득해서 추경안 심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렇게 대답한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은 최선을 다해 설득하되, 끝까지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의당·바른정당과 추경안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협치'는 조기대선으로 들어선 새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 중의 하나였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과정을 거치며 갈라진 국론의 치유와 통합이 절실한 데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야당과의 협치는 불가결하기 때문이었다.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거듭 야당에 몸을 낮추며 국정 운영의 협조를 당부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여소야대 정국임을 감안하면 야당의 동의 없이는 정책 과제는 물론이고 그 어떤 개혁 입법도 추진되기 어려운 탓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과의 관계 설정에 적잖이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왔다.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야당 원내대표들과의 청와대 오찬 회동을 추진했고, 오찬 자리에 먼저 나와 기다리는 등 국빈급 예우를 갖추었다. 국회 시정연설 중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피켓시위를 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연설이 끝난 뒤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를 두고 "대통령이 이렇게 야당에 잘해준 적이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더 잘해 줘야 하는 거냐"며 한국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은 바로 그 때문에 눈길을 끈다. 민주당의 대야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는 함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여소야대 상황을 감안해 한국당 등 야당과의 협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대여 강경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당의 결사 반대로 인사청문회, 추경안, 정부조직법 등의 처리가 줄줄이 가로 막히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를 '울컥'하게 만든 지난 22일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 역시 한국당의 반대로 한 시간도 못돼 협상이 결렬됐다.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40여일이 지났지만 국회는 여전히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내각 구성은 물론이고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등 처리해야 할 의제가 산적해있는 상태다. 여기에 당초 여야가 처리하기로 약속한 기초연금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들의 처리마저 불투명해지면서 6월 임시국회는 식물국회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이래나 저래나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하는 형국이다. 그런 면에서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은 새 정부를 향해 반대만 외치고 있는 한국당에게 무작정 끌려갈 수 없다는 현실적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 해석해 볼 수 있다. 


ⓒ sbs.co.kr


한국당을 배제한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사이의 공조 가능성은 이미 지난 12일 한차례 확인된 바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의장과의 정례회동에서 여야 3당이 추경안 심사를 시작하기로 합의를 본 것이다. 당시 여야 3당은 추경 편성의 요건과 내용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일단 추경 심사는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아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에 반발해 회동에 불참한 정우택 원내대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바 있다.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과 사이의 협치 가능성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있는 한국당과는 다르게 두 야당은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정책 논의 과정에는 참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두 야당과의 생산적 논의와 절차적 제휴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 있는 편이다. 반대 결론을 미리 내놓고 대화 자체마저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과 달리 두 야당과는 협의를 통해 타협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부의 분위기도 한국당과는 확연히 다르다. 국민의당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인 호남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역시 정부여당에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기보다는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한국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바른정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 중인 하태경 의원이 '뺄셈 야당'이 아닌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덧셈 야당'이 되겠다고 공언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그로 인해 난처해진건 한국당이다. 대여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를 통해 한국당이 얻는 실익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당이 국회 의사일정의 전면 보이콧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청문회 일정에 참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 사이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두 야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협의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사와 추경안 등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논의와 정책 심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한국당의 고민은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실제로 정책적 연대에 나설 경우 시쳇말로 답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선진화법을 넘어설 수 있는 의석수가 확보되기 때문에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등은 물론이고 개혁 입법 역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한국당의 입지를 곤궁하게 만드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당의 묻지마 반대에 대해 자성과 성토의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정 발목잡기 규탄 시위는 민주당과 두 야당의 정책적 공조를 위한 명분이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민주당과 두 야당 사이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 솟구치고 있는 비판 여론, 그리고 새 정부를 지지하는 압도적인 민심을 감안한다면 한국당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반대만 한다면 한국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인 정치권의 '한국당 왕따 시키기'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풍에 날아가지 않으려면 몸을 바짝 엎드려야 한다. 전략 수정만이 살 길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이성적 행태를 고집하는 한, 한국당이 파국을 피할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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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6 07:19 신고

    국민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당리당략만 앞세워
    국정 운영을 어렵게 하는 집단들 왕따가 아니라
    투명 집단 취급해야 합니다
    자진 해체가 정답입니다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26 14:02 신고

    정확하게 말하면 새한당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무리들... 다음 총선에서 확실하게 심판해야합니다.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27 04:57 신고

    왕따 당해야합니다.ㅠ.ㅠ

ⓒ 오마이뉴스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세상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고 얘기했다.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뀔 리가 없지만, 나는 사람들이 문 대통령의 탈권위와 소통의 모습에서 상식과 공정이 회복되고, 비정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꽉 막힌 출구 없는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본 것과 같은, 작은 희망의 싹이 움튼 것이다.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압도적인 국정지지도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취임 이후 한달 반.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여전히 80%를 넘나들고 있다. 지지율은 언젠가는 떨어지기 마련일 테지만, 이 기록적인 수치에는 새 시대를 열어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담겨있다. 지난 수십 년간 켜켜이 쌓여온 적폐의 사슬을 끊어내라는 간절한 염원 말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긴 바뀐 것 같은데 그 중에는 안 바뀌는 것도 있는 모양이다. 내 보기에 자유한국당이 그렇다. 여당일 때는 여당인 채로, 야당일 때는 야당인 채로 그들은 한결같다. 여당일 때는 민의를 무시한 채 자기들 마음대로 국정을 운영하더니, 야당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무조건 반대만 외치고 있다. 마치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두 가지 행동 메뉴얼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당이 보여준 행태가 도무지 설명이 안 된다.


물론 한국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무작정 정부여당의 정책을 쫓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부 정책을 견제해 행정부의 권력 독점을 분산시키는 역할 역시 막중하다 할 것이다. 더욱이 '5대 인사 원칙'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상태다. 적어도 인사 문제에 대한 야당의 비판은 정부여당이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 이 사실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이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한국당에게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공동정범으로서 하루 빨리 이 시국을 정상화시켜야 할 책무가 그들에게 있다. 정파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초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공당이라면 의당 그래야 마땅할 터다.

그러나 한국당은 무조건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고집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오래 못 갈 것 같다"(이철우 의원), "오늘은 조국 조지는 날"(김정재 의원) 같은 발언들이 나오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시민들은 그런 한국당을 향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보여준 것이라고는 오로지 '반대' 밖에는 없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터다.

22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눈물이 화제가 됐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이 불발된 뒤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눈물을 내비친 것이다. 우원식 원대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한 달간 야당 대표실을 문턱이 닳도록 다니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전화하면서 수모를 겪기도 했다"면서 "한국당의 태도는 정권 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대선 불복"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첫번째 공약이자, 국민의 절박한 요구인 추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정 운영을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발목만 잡으면 족하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여야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국회상임위윈회 의사일정과 정부조직개편심의, 인사청문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 구성, 일자리 추경안 논의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이 일자리 추경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반발해 협상은 1시간이 채 못 돼 결렬됐다.


ⓒ 오마이뉴스

결국 추경안에 대한 이견이 문제였다. 여당은 추경안 심의와 처리일정을 합의문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인데 반해, 한국당은 이미 야3당 정책위의장들이 합의를 본만큼 새 정부 장관 임명이 끝난 뒤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특히 추경을 통해 공무원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고 일정에 참여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국회 파행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 검증에 집중하는 편이 정략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시급한 당면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안은 제쳐두고, 새 정부의 인사 문제에 당력을 집중시키겠다는 뜻이다.

한국당은 그렇게 함으로써 당을 추스리고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 같다. 뼈를 깎는 쇄신 작업을 통해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을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에 각을 세우고 상대방의 실수에 편승해 기회를 얻으려는 얕은 수를 스고 있는 것이다. 정치판의 냉혹한 생리를 감안한다 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국민 앞에 읍소하던 제1야당의 현주소가 고작 이 수준이다. 


한국당을 위시로 한 야당의 결사 반대 속에 추경안을 비롯한 새 정부의 개혁과제들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강도 높은 개혁과 혁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적폐를 뿌리 뽑으라는 촛불시민의 여망도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오롯이 시민의 힘으로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면 현실의 무력감은 생각보다 깊고 크다.

여기저기서 세상이 바뀐 것 같다는 말이 들려오고 있지만, 세상은 '아직' 바뀐 것 같지 않다. 세상이 바뀐 것을 체감하려면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를 통해 사회 곳곳에 덕지덕지 쌓여있는 적폐들이 청산돼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온통 자괴감을 들게 만드는 뉴스들 뿐이다. 그 중의 으뜸은 촛불시민들로부터 적폐의 한 축이라 평가받던 한국당이, 오늘의 국정혼란을 만든 원죄가 있는 그들이 적폐 청산의 시대적 요구를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니러니가 없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아니, 이래서는 절대로 바뀔 리가 없다. 적폐 세력이 완장을 차고 앉아 개혁 세력을 몰아붙여서는,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윽박지르는 적반하장이 계속되어서는, 지지율 10%의 정당이 지지율 80% 정부의 멱살을 잡아서는 달라질래야 달라질 수가 없다. 지난 겨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 그 겨울 촛불을 왜 들었는지 환기해야 한다. 고작 이런 꼴을 보려고 1700만 개의 촛불이 켜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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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4 09:03 신고

    정말 국민 무서운줄 모르는 모양입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24 10:08 신고

    국민의 뜻을 모르나봐요 ㅜ.ㅜ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6.25 22:24 신고

    저 촛불 다시 들겁니다~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 오마이뉴스


국회의원을 향한 항의성 문자 메시지인 일명 '문자 폭탄' 문제가 결국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21일 "지난 7일, 12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문자 폭탄 153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어 "의원들이 받은 수만 건의 문자 중 협박, 심한 욕설이 담긴 악성 문자만 추렸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와 70조,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136조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문자 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기는 국민의당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문자피해대책 TF'를 구성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오는 28일 국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문자 폭탄 관련 입법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국정농단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한바탕 논란이 된 바 있는 문자 폭탄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후보자들을 향해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와 공세가 이어지자 여권 지지자들의 반박과 항의가 문자 세례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문자 폭탄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민주주주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문자 폭탄의 위해성을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과 관련해 이낙연 총리를 물건에 비유해 여권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 세례를 당했던 이언주 의원은 지난 5월29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문자 폭탄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해당 인터뷰에서 이틀 동안 무려 만 통이 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으며, 그 중 80% 이상이 욕설과 협박성 메시지였다고 밝혔다. 지나친 욕설이나 비방, 협박 등이 포함된 문자 폭탄이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함은 물론 민주주의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정치적 의사를 직접 표현하는 것이니만큼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의사를 대리하는 국회의원에게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것이 반대편의 입장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시민의 표현 수단이 다양해진 것일 뿐 문자 폭탄은 과거 정치권에 불만을 표출하던 항의 전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자 폭탄이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해 일베와 친박 단체 등으로부터 수십만 건에 달하는 문자 폭탄 세례를 받은 경험이 있다. 훗날 그는 욕설과 비방 문자를 보낸 사람들에게 '보수의 품격' 등에 대한 문자를 재전송했고, 자신을 비난하던 상당수의 시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 5월28일 문자 폭탄에 대한 입장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국민의 연락행위는 당연한 주권자의 권리"라며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 등 인류 공동체 정치의 본질은 모두가 공론에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이며 거대 국가의 탄생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대표자를 선출하는 '간접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그 대표자들은 늘 자신이 대표하는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 총의를 모아 입법이나 정책 결정에 임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이처럼 문자 폭탄을 바라보는 시선은 첨예하게 갈린다. "의회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 "비판을 용납치 않는 반민주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정당한 정치 참여의 한 방법",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의 법적 대응은 이런 가운데 나왔다. 문자 폭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 조치라는 물리적 수단을 들고 나온 것이다.


세간의 관심은 문자 폭탄이 과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해당 행위가 범죄구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8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한 임제혁 변호사는 문자 폭탄이 특정인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개인이 특정 의원에게 문자를 상습적으로 발송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렬 전 판사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는 오히려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렬 판사는 국민의당이 '문자피해 대책 TF'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하자 트위터에 "문자참여가 얼마나 정당한 행위인지 방어를 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국민을 고소·고발하는 것이 무고에 해당하면 역고소를 하는 것도 검토하겠습니다. 위축되지 마시고, 국민의 정당한 정치참여인 문자메시지 보내기를 더욱더 열심히 합시다. 주권자인 국민을 길들이려는 작태를 벌이는 자들의 버르장머리를 이번에 반드시 고쳐 놓도록 합시다"라고 밝히기까기 했다. 시민의 정당한 의사 표시를 정치권이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 해당 문자의 내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문자를 받은 국회의원이나 그 가족에 대한 협박이나 신체·신변에 대한 위협이 포함돼 있을 경우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심한 욕설, 의원과 그 가족의 신변 위협이 포함된 문자 153건을 따로 추려 검찰에 고발한 것도 그에 대한 법률 검토를 이미 끝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자 폭탄이 범죄구성 요건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과는 달리 야당의 법적 대응은 문자 폭탄과 관련된 법률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최순실 청문회 때 문자 폭탄 먼저 받아본 사람으로서 조언을 드리면요. 처음에 좀 성가시기는 하지만 며칠 지나면 적응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요즘은 문자가 너무 없어 문자폭탄이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하루에 만개도 넘는 문자 폭탄 받을 때가 정치 전성기였습니다. 욕설을 넘어 살해협박 문자나 음성 메시지도 있었지만 실제 테러시도는 없었으니 큰 걱정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물론 욕설도 문제지만 살해협박을 보내는 분들은 좀 자중해주셔야 되죠. 그래도 문자나 음성으로 테러 협박하시는 분들 한번도 고소한 적 없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이언주 의원에게 건낸 문자 폭탄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유경험자답게 하태경 의원의 가이드 속에는 문자 폭탄에 대응하는 의원의 자세는 물론이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에 대한 당부까지 친절하게 설명이 돼 있다. 앞서 언급한 표창원 의원 역시 '멘탈갑'의 면모를 드러내며 문자 폭탄에 슬기롭게 대처한 바 있다. 시민과 싸우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야당과는 사뭇 다른 문자 폭탄 대처법이다. 

야당의 법적 대응으로 문자 폭탄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고소·고발이 이어진다고 해서 문자 폭탄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시민의 정치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분출되고 있는 시대상에 비추어 이 흐름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이번 논란이 국회가 시민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더더욱 그렇다. 


국회의원이 시민 감정을 자극하는 부적절한 언행을 보이거나, 보편적 상식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일 때 시민은 그것을 비판하고 항의할 권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시민의 의사를 대리하는 국회의원은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시민의 의견까지도 귀담아들어야 할 책무가 있다. 야당은 표창원·하태경 의원이 시전한 문자 폭탄 대처법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시민의 권리와 국회의원의 책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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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2 10:49 신고

    점잖게 보는 사람은 얼국 화끈거리게 보내면 될듯 합니다 ㅋㅋ
    저도 두어번 보냈습니다

  2. 자석 2017.10.26 14:35 신고

    정당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인신공격적인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처벌하고,, 정당한 통로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오마이뉴스


정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야당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민의당 역시 문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며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야당은 인사청문회와 추경안,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의사 일정의 연계까지 거론하며 문 대통령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야당의 실력행사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청문 일정 논의를 위해 19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불참으로 줄줄이 불발된 데 이어, 20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상임위 역시 운영위원회를 제외하고 모두 무산됐다. 그로 인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향후 청문회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독선과 독주의 정치를 펴고 있다며 맹렬히 성토하고 있다. 대통령이 먼저 국회와의 협치 구도를 허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야당은 국회가 반대하고 있는 인사의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협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도록 만든 당사자가 바로 대통령이라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대여 강경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한국당이다. 지난달 18일 열렸던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사이의 오찬회동 이후 한국당은 공세모드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의 첫 인사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반대였고,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당의 대여공세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보다 거세졌다. 특히 강경화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공세는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강경화 장관의 임명 강행 방침을 밝히자 "문 대통령의 밀어붙이기가 현실화된다면 국회 차원의 협치가 사실상 끝난 것은 물론 우리 야당으로서도 보다 강경한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문 대통령이 18일 임명을 강행하자 "더이상 협치를 않겠다는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협치 파괴의 책임이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인사와 독선의 정책을 펴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있다는 논리다.


손뼉은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법이니 한국당의 주장이 온전히 틀렸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공세와는 달리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80%를 넘나들고 있다. 자격 시비가 벌어진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국민' 운운하면서 연일 문재인 정부 압박에 나서고 있다. 민의를 앞세워 대여공세를 높이고 있는 한국당의 행태가 억지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오마이뉴스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유발시킨 장본인이 바로 '한국당'이다. 다시 말해 이와 같은 비상시국을 초래한 책임이 한국당에게 있다는 뜻이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책임을 통감하고 자성해야 마땅할 터다. 그러나 한국당에게서 반성의 기미는 찾아보기 힘들다. 탄핵정국에서 태국기 집회에 기대 목소리를 높이는가 싶더니, 이제는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여공세에 나서고 있다.


황당한 것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협치'를 거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의 이미지와 '협치' 사이의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는 탓이다. 솔직히 그들에게 과연 협치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부터가 의문스럽다. 아무리 기억을 곱씹어봐도 한국당으로부터 협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협치는 정치·사회·경제주체 등이 서로 소통하고 협조해서 정책을 펴나간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그러므로 협치의 핵심은 '소통'에 있다. 정치공학과 이해타산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타협하며 민의를 위한 정치를 해 나갈 때 협치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협치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최선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협치다.


그러나 한국당은 과연 어떠한가. 한국당은 그 전신이었던 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자당, 민정당, 공화당, 그리고 자유당에 이르기까지 협치가 아닌 '통치'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이다. 대화와 타협, 소통이 아닌 독재와 독선의 반민주적인 방식에 길들여져 있던 사람들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싹을 틔웠던 민주적 사회 풍토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다시 권위주의 시절로 회귀된 것만 보더라도 이는 명확해진다.


굳이 독재의 서슬 퍼런 기억을 소환시키지 않더라도 한국당이 과거 다수당이던 시절 날치기 등을 통해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국정원 사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범국가적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 등에서 보여준 비상식적이고 몰지각한 행태 또한 협치와는 거리가 멀다. 협치의 기본인,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려는 인식 자체가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협치와는 담을 쌓아왔던 한국당이 '협치 파괴'를 부르짖고 있다. 협치를 해본 적도 없고, 할 마음도 딱히 없어 보이는 한국당이 이참에 협치의 전도사라도 되려는 모양이다. 한국당에 제안한다. 협치 파괴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를 성토하기 이전에 협치에 대한 기본 개념부터 먼저 정리하기 바란다. 협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다각도로 고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협치는 '유상무상' 간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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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21 05:50 신고

    국민의 여론은 듣지도 보지도 않는 당인것 같습니다.ㅠ/ㅠ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21 06:08 신고

    예상을 못했던 일이 아닙니다.
    자기네들에게 돌아 오는 칼을 구경만 하고 있을 집단이 어다 있겠습니까?
    이제 시작입니다. 수구세력의 저항.... 앞으로 친일세력의 후예들, 찌라시 언론 그리고 정유마피아 군수산업 마피아 사교육마피아...기득권 세력들의 반란이 시작되겠지요? 자한당 당사 앞에서 소수의 분들이 항의 집회를 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다시촛불을 들어야하지 않을까요?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21 09:31 신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고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뭐라 하고
    도둑놈 제발 저리며 철면피,안먄수심..꼴통집단들입니다

  4.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6.22 07:25 신고

    그냥 자유한국당은 사라져줬으면...
    우리 정치의 수준을 한참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한국의 미래가 밝으려면 좌우 양 날개가 건강해야 한다. 우파의 날개는 꺾이고, 썩고, 문드러지고 좌파만 득세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잊혀진 세력이다. 대선 때 정말 열심히 해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주사파 정부가 탄생했다는 것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홍준표 전 경남지사)


"지금은 이념만 갖고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 이제 우리 한국당이 할 일은 튼튼한 이념 무장 하에 민생에 다가가고 젊은이들을 다시 한국당의 지지자로 돌려야 한다."(원유철 한국당 의원)

"보수가 궤멸하느냐, 다시 대한민국을 이끌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우뚝 서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문재인 정부의 좌파 정책과 싸우려면 학생•노동운동을 하고 의사협회장을 한 신상진이 필요하다."(한국당 신상진 의원)

15일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당사 이전 개소식에서 7.3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신상진·원유철 의원과 홍준표 전 지사가 당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 밝힌 발언 중 일부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세 사람의 인식을 보니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한국당의 체질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 대표에 도전하는 세 사람의 정국 인식이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다, 무엇보다 저들이 구체제로 돌아가고자 하는 '반동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측은하고 딱하다. 현실을 그들이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당은 처참하게 몰락했다. 과거의 영화에 비하면 확실히 그렇다. 현재의 상황을 '잘 나가던' 그 때와 비교해 보면 저 표현의 적확성이 이내 드러난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국회의석의 과반이 넘는 152석을 획득해 당당히 원내 1당이 됐다. 그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승리해 보란듯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TK와 보수층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아쉬울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균열은 시작되고 있었다. 권위주의를 앞세운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민심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권력에 심취했던 정부여당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민심은 계속해서 새누리당에게 경고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 민심이반의 징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 지난 2016년의  20대 총선이다. 

당시 야권은 분열하고 있었고,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견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상을 뒤짚었다.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데 그쳐 123석을 획득한 더불어민주당에게 원내 1당의 지위를 내주고 말았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선거지형을 감안하면 굴욕적인 패배였다.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극심한 계파 갈등이 초래한 공천 파동이 지목됐다. 새누리당의 공천 잡음이 언론을 통해 생생하게 공개됐고, 그 과정에서 '욕설 파문', '옥쇄파동' 등 당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지역주의와 보수유권자에 대한 맹신과 자만, 극심한 계파 패권주의에 빠져있던 새누리당은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총선 참패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총선 이후 선거 패배의 책임과 원인을 놓고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비박은 친박을, 친박은 비박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혁신과 쇄신을 외치는 당안팎의 요구는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당시 친박계의 무력시위로 혁신위원장에 오르지 못한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새누리당의 마지막 혁신 기회는 사라졌다"며 장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새누리당의 몰락은 그때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더블스코어가 나던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급속하게 줄어들며 지지기반의 붕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깊은 내홍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의원은 훗날 "그때 정신차렸어야 했다"며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어쩌면 마지막 혁신의 기회였던 그때, 정신을 차렸더라면 한국당이 이처럼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적 청산을 필두로 한 대대적인 혁신 작업이 수반되었어야 했다. 당내 민주화를 가로막는 계파 패권주의와 단호히 결별하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과 이념에 기대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났어야 했다. 왜곡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로 거듭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 결과가 바로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한국당의 현주소다.


"당이 존속하기 힘들 거라고 예상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러다가는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축소돼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사라질 것이다."

구여권의 전략통으로 손꼽하는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당의 미래가 지극히 암울하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정 전 의원의 진단은 앞서 "마지막 혁신 기회는 사라졌다"고 말한 김용태 의원이나, "그때 정신차렸어야 했다"고 실토한 정진석 의원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당안팎으로 팽배해 있는 것이다.

한국당의 신임 지도부를 선출할 7.3 전당대회는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미래와 직결되는 변곡점이 되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들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릴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런 이유일 터다. 그런데 과연 한국당이 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당권에 도전하는 신상철·원유철·홍준표(가나다 순) 세 사람의 인식 속에서 보수 혁신의 당위와 명분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 시대를 위한 본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을 향해 저들은 여전히 '주사파, 이념, 좌파' 등 과거의 낡은 언어를 부르짖고 있다. 전가의 보도였던 색깔론과 이념논쟁을 재소환하고, 대립과 갈등의 극단적 대결 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수도 없이 봐왔던 낯익은 방식 그대로다. 


위기 극복을 위해 그들이 들고나온 특단의 해법이란 게 고작 과거로의 회귀, '반동주의'다. 한국당이 고수해온 낡은 관행과 관성, 바로 그 구태 때문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역시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정두언 전 의원의 저주(?)가 들어맞지 말라는 법도 없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갈망하는 국민 의식과 철저히 유리돼 있는 한국당 당권 주자들의 인식을 보니 확실히 그래 보인다. 한마디로 싹수가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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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17 09:07 신고

    서울시 당위원장인가 하는 인간 이야기 들어 보면 이건 무슨
    정당이 아니라 양아치 집단이 분명합니다
    자폭지랄당입니다..

  2.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6.17 09:38 신고

    해체가 답이죠.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6.18 23:31 신고

    더 분명해졌어요.
    자유한국당은 없어지는 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하는 모든 소리가 개소리가 될 것입니다.

    협치? 제1야당? 웃기고 있습니다. 지들의 개소리를 스스로 모르나요?

  4.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19 11:06 신고

    이것들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저번에도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바꾼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습니다.

  5. Favicon of http://sophistjin.tistory.com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7.06.19 12:09 신고

    애들이 이러다 씨가 마를거에요. 그저 그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뿐입니다.
    언제고 저런 방식이면 멸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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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14일 국회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논의 의총으로 이날 오전 청문회가 정회되기는 했지만,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는 덕담이 오가는 등 무난하게 흘러갔다는 평가다.

야당의 칼 끝은 확실히 무뎠다. 야당 모 의원의 입에선 "신상문제는 질문 안 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다.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야당 의원들의 사상 검증과 의혹 추궁이 잇따르기도 했지만 지난주 열렸던 청문회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세간에 떠도는 '현역 의원 프리미엄', '현역 의원 불패 신화'의 위력을 체감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빛나는 동업자 정신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훈훈함이 아닌 '불편함'이다. 김부겸·김영춘·도종환 후보자와 김이수·강경화·김상조 후보자를 대하는 야당의 태도가 형평성과 공정성 면에서 올곧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역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추궁이 비의원 출신 후보자의 그것과 다를 수는 없는 일이다. 공직 후보자에게 제기된 도덕성 의혹은 현역의원 출신이냐 아니냐에 따라 '경중'이 가려질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부겸·김영춘·도종환 후보자의 자질이 공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과 김이수·강경화·김상조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는 야당의 태도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강경화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야당의 이중적 행태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 속에는 야당의 일반적인 공세와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임기 중 남녀 동수 내각 실현의 의지를 반영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동수 내각 구성이 의미하는 바가 단순히 인적 구성 비율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질은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성평등'의 실현이다. 그러나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세 속에는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의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성차별과 여성 비하적 인식이 공공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외교부 장관이 된다고 하더라도 얼굴마담에 불과할 것"(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많은 전문가 집단과 청문회를 지켜본 사람들로부터 '외교부 장관감이 아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백승주 한국당 의원), "나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설득해보라"(원유철 한국당 의원),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민간 여객선 선장이면 몰라도 전시 항공모함 함장을 맡길 수 없다"(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저 발언들이 의미하는 공통 분모는 하나로 모아진다. 강경화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으로서 시쳇말로 '깜'이 안 된다는 거다. 여성이기 때문에 '얼굴마담' 밖에는 될 수 없을 것이고, 남성이 아니기 때문에 외교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들의 주장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을 바라보는 야당 의원들의 '편협함'이다. 특히 제 1야당의 원내대표인 정우택 대표와 같은 여성인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여성을 바라보는 형편없는 젠더 감수성을 가감없이 드러내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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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후보자의 역량과 전문성은 이미 전직 외교장관들이 인정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외교부지부는 강경화 후보자가 폐쇄적인 조직문화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유엔과 국제 금융기구에서 근무하는 국제기구 한국인 직원 60명의 지지선언도 나왔다. 실력과 인품에 대한 유엔에서의 위상 또한 남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 분야의 비전문가들이 강경화 후보자의 전문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강경화 후보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외교를 보다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검증된 인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유엔에서 오랜 기간 고위직 활동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 인맥 역시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공조를 높이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야당은 결사항전의 태세다. 검증 과정에서 일부 도덕적 흠결이 불거지자 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낙마 사유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국제사회에서 충분히 검증된 자질과 능력 역시 기준치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강변한다. 그보다 더 흠결 많고, 그보다 더 능력 없는 인사들의 고위공직 임명을 수없이 목격했던 이들에게 이 모습은 한편의 웃지 못할 소극이다.

강경화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은, 분명히, 문제가 된다. 능력과 자질 역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강경화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검증은 일반적인 공세와는 그 결이 다르다. 나는 '강경화 논란'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성차별 관행이 인사 검증이라는 과정을 통해 교묘하게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능력과 자질을 의심하고,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그것이 아니라면 강경화 후보자에게 자행되는 여성 차별적 공세를 이해하기 힘들다.

세계경제포럼이 각국의 성평등 현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우리나라의 성 평등 격차는 조사대상 145개국 중 115위에 머문다.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부끄럽게 만드는 민망한 결과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난 2007년 97위, 2008년 108위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의 성 격차 지수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저급한 젠더 감수성이 우연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여성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직장, 가정, 그리고 사회에서 차별받아온 이면에는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여성들이 아직까지도 성적 불평등과 억압 속에 노출되고 있는 것도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이 저급한 인식 때문이다. 어쩌면 강경화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에 임명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자체가 성차별이 만연한 이 사회에 대한 전복이자 통렬한 일탈이지 않은가. 더 이상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등과 같은 차별적 표현이 우리 사회에 통용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강경화는, 어디까지나 '강경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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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15 12:35 신고

    적폐를 만들어 놓은 불안한 세력들... 지금 죽을 밋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6.15 14:55 신고

    능력, 능력 하는데
    사실은 그 기저에는 여성이라는 편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
    알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에 강경화 입각을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들이 별다른 어려움없이 보고서 채택되는 과정은
    좀 어이가 없더군요.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16 05:30 신고

    능력있는 여성인데...ㅠ.ㅠ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4.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16 08:08 신고

    강경화는 임명 강행할것 같고 안형환은 자진 사퇴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능가하는 사람을 찾아야겠습니다..박영수 같은 사람은 안 돠는가 몰라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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