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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위장평화쇼? 남북정상회담 '디스', 자유한국당이 유일했다

ⓒ 오마이뉴스


"공격할 것을 공격해야지. 전 세계적인 문제. 특히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 핵을 비핵화하겠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얘기했고,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고, 이러한 것을 잘 조정한 문재인 대통령과 오늘 이제 시작을 하는데 거기에서부터 도움은 못 줄 망정 이렇게 고추가루 뿌리는 것은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 제1 야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한국의 일부 좌파들이 지지하는 것이지 대부분의 국민이 지지하는 건 아니다. 믿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입니다. 남북화해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홍 대표가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홍 대표의 인터뷰는 사실관계부터 잘못됐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북정상회담은 좌파 일부가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국민 대부분이 지지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마치 일부만 찬성하는 것처럼 왜곡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국민의 70~80%가 지지하는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일부'가 찬성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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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어디 이것 하나 뿐이겠습니까.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개국은 물론 대부분의 외신과 국내 언론, 정치권 및 범시민사회 등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홍 대표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가리켜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라고 맹비난한 것입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다"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이어 "참으로 걱정스럽다. 대북문제도 대국민 쇼로 일관하는 저들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까?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혹평을 내린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기는 한국당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판문점 선언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내용으로 북한의 핵포기 의사를 발견할 수 없었고, 오히려 대한민국의 안보·경제 면에서의 일방적인 빗장풀기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핵포기 없이 진행되는 논의는 그동안 북한이 지속해온 통일전선전술에 지나지 않는다"며 홍 대표와 궤를 같이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의 인식은 주변국 및 외신의 평가와 크게 상충됩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다! 미국과 모든 위대한 미국인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매우 자랑스러워 해야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치켜세웠습니다. 중국 외교부 역시 루캉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이번 회담에서 거둔 긍정적인 성과는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일본과 러시아 역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판문점 선언이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을 하게 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면서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러시아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남북 정상의 회동 자체와 발표된 회담 결과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정치권 역시 이날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 뿐만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대변환점을 만든 역사적 쾌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남북 공동의 목표로 확인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큰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늘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평화와 번영이라는 새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두 정상의 합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정부여당에 대립각을 세워왔던 바른미래당도 이날은 사뭇 달랐습니다.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중단됐던 다양한 교류 활성화와 상호 불가침 확인, 이산가족 상봉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긍정평가한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비핵화와 관련해서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된 것이 의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외신은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며 "한국이 미래로 나아간다"(CNN), "새 역사가 이제부터 시작됐다"(로이터), "상상할 수 없던 장면"(BBC), "세계의 마지막 냉전 대치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AP통신) 등의 평가를 내렸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본 국민들 역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두 정상의 만남을 감격스럽게 지켜봤습니다. 대형 TV 앞에 모인 국민들은 간간이 박수를 치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이처럼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인됐고, 연말까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을 이끌어내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정상회담보다 한층 진일보했다는 것이 중평입니다. 특히 비핵화를 명문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조만간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측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 요구에 부합하는 선언적 의미라는 분석입니다. 13개 항으로 구성된 '판문점 선언' 역시 남북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다양한 의제들이 포함돼있다는 평가입니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처럼 각계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바로 그렇습니다. 모름지기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주장의 근거가 명확하고 보편 타당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 부분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남북정상회담을 일부 좌파만 찬성하는 것으로 왜곡시키는가 하면, 대부분이 인정하는 회담의 성과마저 깎아내리고 폄훼해서는 설득은커녕 공감조차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사사건건 '고춧가루'를 뿌려대는 한국당을 향해 세간의 시선이 싸늘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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