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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욱 목사와 개신교단은 부끄럽지도 않나?

지난달 24 보수종교단체들이 모여 세월호 유가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들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종북 세력들을 집회로 끌어들여 추모행사를 폭력시위로 변질시켰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막말을 사죄하고 종북 세력과의 결탁을 끊으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기자회견에 참가한 종교단체들을 맹비난했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비난은 노골적이었고 적나라했으며 대단히 원색적이었다. 날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단체는 비단 개신교 뿐만이 아니다. 기자회견에는 대한민국사랑종교단체협의회,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회, 선민네트워크, 전국유림총연합회 등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대중들의 혹독한 비난이 주로 개신교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대중들에게 '개독교' 조롱받고 있는 대한민국 개신교의 부끄러운 현주소가 이 현상 속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적 현상에는 인과가 존재한다. 사과 하나라도 허투로 그냥 떨어지지는 않는다. 개신교가 사람들의 도마 위에 오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개신교가 '개독교' 맹비난받고 있는 이유를 단순히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쩌면 개신교는 자체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불합리와 모순, 부조리와 적폐들의 축소판일 지도 모른다





어제(4) 언론은 대한민국 개신교의 부끄러운 민낯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임원회가 여신도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에 대한 상소장 접수를 불가해 이를 다시 삼일교회로 돌려보낸 것이다. 총회는 개신교단의 최종심의 기구다. 따라서 총회의 상소장 접수 불가 개신교단이 사실상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의 징계에 대해 관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지난 2010 언론을 통해 불거진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의 성추행 사건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개신교의 흑역사 중의 하나다.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추문으로 입지전적인 스타목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목회를 내려놓아야만 했고, 개신교는 다시 한번 치욕을 맛보아야만 했다. 그러나 개신교의 위상을 더욱 땅에 떨어뜨리는 일들은 이후에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 앞에 죄를 범했다" 사임했던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는 2012 5부터 홍대새교회를 개척해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죄사함의 은혜를 입었는지는 내가 길이 없다. 그러나 "털어서 먼지 나는 사람은 없다", " 안간 목사는 밥맛이다", "심판은 하나님의 고유권한" 등의 말을 섞어 가며 인간(자신) 심판하려는 사람들을 교만하다고 몰아가는 그의 설교로 짐작하건대 그의 복귀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르심이 아닌 스스로의 자발적 선택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내가 알고 있는 하나님으로부터 죄사함의 은혜를 입은 사람은 절대로 저렇게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공인된 기독교는 국가 권력과 손을 맞잡았다. 인간의 원죄를 구원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졌던 예수 그리그도의 정신이 사라진 것은 즈음부터다. 국가와 권력 그리고 자본과 결탁한 기독교는 뜨거운 뙤약볕에 노출된 생선처럼 빠르게 부패해 갔고 타락해 갔다. 그런 면에서 도저히 있을  없는 성추행의 중죄를 범한 목회자에 대해 아무런 징계와 제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노회와 총회는 개신교의 타락과 추락을 부추기는 일등공신들이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를 모르고 있는 사람은 없다. 개신교인이든 아니든 나라의 교회가 정상적이라고 믿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정신줄 놓은 '개독교인' 중의 하나다. 물론 신실하게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수 많은 개신교인들이 있다는 안다. 본디 흙탕물은 마리의 미꾸라지들이 흐리는 법이 아니던가. 땅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여전히 많다. 따라서 그들이 마리의 미꾸라지들과 동류로 엮이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개신교의 타락과 방종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욕되게 하는 것이야말로 '불순종' 함께 가장 크나큰 죄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 잡는 것은 모든 교인들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자본과 권력을 추종하는 오늘날 교회의 모습은 중세교회의 그것과 지독하게 판박이다. 그들에게는 성찰과 각성을 통해 개신교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능력도 의지도 찾아보기 힘들다그들은 누구보다 타락했고 세속에 찌들대로 찌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의 성추행 문제를   바라보듯 방치하고 있는 개신교단의 행태는 개신교가 처해 있는 위기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완전히 사라진 중세 교회의 모습과 오늘날의 대한민국 교회의 모습이 어떤 차이가 있는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개신교인들은 오늘날 교회가 받고 있는 세상의 비난과 조롱이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기독교인이 앞으로 받게 될 세상으로부터의 고난과 멸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위기를 거론하고 교회의 타락을 우려한다. 교회의 본질을 언급하며 영성의 회복을 부르짖는다. 저들의 주장은 궁극적으로 교회의 '교회다움', 그 회복에 방점이 놓여 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교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분의 영광마저 가로채는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교사들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거짓 선지자들과 거짓 교사들을 분별해 내지 못하고 이들에게 하나님의 주권을 넘겨준다면 대한민국 교회의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사실을 개신교인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 분보다 더 전능한 이는 다시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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